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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리우데자네이루 안경남 기자] ‘개최국’ 브라질이 120년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온 나라가 들썩였다. 그리고 ‘슈퍼스타’ 네이마르는 행복한 눈물을 흘렸다.
브라질에서 축구는 종교와 같다. 남미 첫 올림픽이 시작됐을 때 모두의 시선이 축구로 쏠린 이유다. 그만큼 어깨가 무거웠다. 브라질이 자랑하는 네이마르를 코파 아메리카 100주년이 아닌 올림픽에 집중시킨 것도 그 때문이다. 그들의 목표는 오직 하나, 금메달이었다.
출발은 삐걱댔다. 조별리그 2경기서 무득점 부진 끝에 비겼다. 네이마르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일부 팬들은 네이마르 유니폼의 이름을 지우고 ‘여자 펠레’ 마르타의 이니셜을 세기며 그를 조롱했다. 위기였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부담감을 스스로 극복했다. 덴마크를 대파하며 조 1위로 8강에 오른 브라질은 콜롬비아(2-0), 온두라스(6-0)를 연파하며 결승에 올랐다. 그 사이 네이마르는 3골을 터트리며 빛났다.
결승전에서도 주인공은 네이마르였다. 그는 전반 27분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독일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의 발 끝을 떠난 공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골대 상단을 때린 뒤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비난은 환호로 바뀌진 오래다. 모두가 네이마르의 이름을 외쳤다.
하이라이트는 승부차기였다. 독일의 5번째 키커 페테르센이 실축한 뒤 네이마르가 등장했다. 8만여 홈 팬이 숨죽이며 네이마르의 슈팅을 지켜봤다. 그리고 그의 슈팅이 골네트를 가르자 마라카낭에는 승리의 노래가 울려퍼졌고 네이마르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경기 후 네이마르는 “우리는 이번 올림픽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고 있었다. 나는 어린 선수들과 친구처럼 지내려고 노력했다. 어린 선수들이 내게 배운 것보다 내가 좀 더 그들에게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면서 “오늘부터 더는 브라질 주장을 맡지 않으려 한다”며 웃었다.
브라질이 우승 축제를 즐기는 사이 은메달에 머문 독일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3-3으로 비기며 불안하게 출발한 독일은 대회를 거듭할수록 전력이 강해졌다. 결승에서도 브라질 팬들의 야유를 이겨내고 승부차기까지 경기를 끌고 갔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비행기 값이 없어 리우에 오지 못할 뻔 했던 나이지리아는 투혼의 동메달로 박수를 받았다. 그들은 조별리그 일본과의 첫 경기를 6시간 앞두고 가까스로 입국해 경기를 치렀다. 그럼에도 5-4로 승리한 뒤 승승장구하며 4강까지 올랐다. 그리고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온두라스를 꺾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반면 신태용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은 불운 속 대회를 일찌감치 마감했다. 독일, 멕시코 등 우승후보들을 상대로 조 1위를 차지했지만 8강에서 온두라스에 일격을 당했다.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3-3으로 비겼던 독일이 준우승을 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사진 = AFPBBNEWS/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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