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한국시리즈 MVP 출신인 아버지도 못한 기록을 아들이 해냈다.
두산 백업포수 박세혁이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박세혁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와의 시즌 13차전에 교체 출전해 6회말 우월 솔로홈런, 8회말 우월 2점홈런으로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기록한 연타석 홈런. 재밌는 것은 박세혁의 아버지인 박철우 두산 타격코치도 현역 시절에는 단 한번도 연타석 홈런을 기록하지 못한 점이다.
박철우 코치의 현역 시절은 화려했다. 해태 왕조와 함께 하며 1989년 한국시리즈 MVP까지 수상했다. 쌍방울로 옮긴 1996년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대타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프로 통산 기록은 타율 .278 59홈런 372타점.
아직 박세혁의 역할은 백업 포수. 이날 경기에서도 박세혁은 선발 마스크를 쓴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3회초 양의지가 박용택의 방망이를 맞고 머리 부상을 입으면서 갑작스럽게 투입됐고 생각지도 못한 활약을 선보였다.
양의지는 병원으로 옮겨 CT 촬영을 실시,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받았지만 머리 부상인 만큼 무리한 선수 기용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박세혁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 됐다.
경기 후 박세혁은 "최근 스윙이 작아지고 소심해지는 모습에서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자신 있게 크게 스윙하라'고 해주신 게 효과가 있었다"라면서 "전에도 (양)의지 형이 빠진 상황에서 나간 적이 있는데 못 한다는 얘기도 많아 더 이를 악물고 경기에 임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각오도 덧붙였다. 박세혁은 "근래 타격감이 좋았는데 오늘(24일) 결과도 좋았고 이 흐름을 이어가도록 더 노력하고 전투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세혁은 박철우 코치가 현역 시절 연타석 홈런이 없었다는 것에 대해 "나도 몰랐다. 아버지를 이기는 게 하나 나왔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부모님이 많이 응원해주셨는데 오늘은 집에 계신 어머니가 웃을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박세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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