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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힘들어하네. 그래도 열심히 했다."
허재호가 공식적으로 베일을 벗었다. 29일 튀니지와의 1차 평가전서 65-59로 이겼다. 31일 튀니지와 한 차례 더 맞붙는다. 이후 내달 초 아시아챌린지컵이 열리는 이란으로 출국, 9일부터 18일까지 대회를 치른다. 내년 아시아컵 출전권이 걸린 대회다.
허재호는 7월 6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담금질을 했다.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처음에 소집된 14명 중 지금 남아있는 선수는 김선형, 조성민, 허웅, 이승현, 허일영, 김종규다. 김시래, 허훈, 이정현, 정효근, 최부경, 장재석은 소집훈련 도중 합류했다. 특히 정효근과 장재석은 최근 합류했다.
부상자가 너무 많았다. 허재 감독은 1차 평가전을 앞두고 김시래마저 부상이 있다고 밝혔다. 그가 교체될 경우 대표팀은 처음에 남아있던 선수보다 추후에 합류한 선수가 더 많다. 존스컵을 치르면서 허 감독을 만족시키지 못한 일부 멤버들도 교체됐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프로아마최강전 관계로 대표팀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소속팀 경기 일정이 있는 선수들을 번갈아 일시적으로 돌려보냈다 복귀시키는 과정을 반복했다. 선수들은 선수들대로 지쳤다. 대표팀은 대표팀대로 손해를 봤다.
이런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하는 튀니지와의 1차 평가전이었다. 전체적으로 허재호의 경기력은 괜찮았다. 2m가 넘는 선수를 8명이나 보유한 튀니지를 상대로 리바운드서 39-31로 앞섰다. 공격리바운드만 18-10이었다. 허 감독도 "높이가 좋은 팀을 상대로 적응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라고 했다.
잘 살펴봐야 하는 부분이다. 허 감독은 "포스트가 약해서 픽&롤을 많이 한다. 공격리바운드가 약하다. 틈 날 때마다 공격리바운드에 가담하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국제대회서 골밑에서 빠져 나오는 볼로 공격을 하는 게 불가능하다. 현 빅맨들 중 골밑에서 수비수들을 끌어 모을 정도의 공격 테크닉을 가진 자원은 없다. 스크린에 의한 2대2가 주요 공격루트다. 그러나 이때 빅맨들이 스크린을 걸러 외곽으로 나오면 그만큼 골밑에서 공격리바운드를 잡아낼 확률은 떨어진다.
하지만, 197cm의 이승현이 특유의 부지런함과 탁월한 위치선정능력을 앞세워 6개의 공격리바운드를 따냈다. 206cm의 함디 브라가 잡아낸 5개보다 1개 더 많았다. 대표팀에 엄청난 힘이 됐다. 경기 막판 이승현의 결정적인 공격리바운드에 의해 2차 공격기회를 잡았다. 그 기회를 살리며 절체절명의 승부처서 흐름을 넘겨주지 않았다. 최강전 결승전까지 치른 김종규도 몸이 무거운데도 경기 막판 결정적인 공격리바운드를 걷어냈다.
또한, 허 감독은 "3점슛 성공률은 저조했다. 그러나 패턴대로 움직이는 부분은 생각보다 잘 됐다"라고 했다. 대표팀은 33개의 3점슛을 던졌다. 8개 성공에 그쳤지만, 33개의 3점슛 중 무리하게 던진 건 많지 않았다. 스크린을 통해 외곽에서 찬스를 만드는 과정이 괜찮았다. 포스트가 약한 대표팀으로선 상당히 중요하다. 65점에 그쳤지만, 공격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합격을 줄만 했다.
과제도 확인했다. 허 감독은 "선수들이 힘들어한다. 종규나 부경이가 그렇다. 재석이나 효근이와는 제대로 손발을 맞춰보지도 못했다"라고 했다. 최강전을 병행한 선수들의 컨디션은 정상과는 거리가 있다. 일본과의 첫 경기가 열리는 9일까지 컨디션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또한, 허 감독은 "헬프 사이드로 떨어지는 부분이나, 존 디펜스에서 수정할 부분이 보였다"라고 했다. 높이와 연관이 있다. 튀니지는 후반 들어 2m가 넘는 선수들이 2~3번 신장이 낮은 한국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포스트업을 시도, 확률 높은 득점을 올려 추격했다. 이때 대표팀의 수비 대응이 썩 원활하지는 않았다. 지역방어로 돌렸을 땐 외곽포를 맞기도 했다. 미스매치 대응에 대해 허 감독은 "아직 그 부분을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남은 기간에 보완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결정적으로 1차 평가전서 튀니지의 전력이 100%라고 볼 수 없었다. 튀니지 모나엠 아운 감독조차 "준비기간이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다"라고 했다. 전반전에는 몸이 무거워 공수에서 소극적이었다. 또 일부 멤버들은 NBA 도전으로 한국 원정에 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시차적응도 제대로 되지 않았을 것이다.
때문에 31일 2차 평가전서 한국과 튀니지의 진정한 민낯이 드러난다. 튀니지도 시차적응이 될 시기다. 한국 특성도 제대로 파악해서 나올 것이다. 허재호가 튀니지의 대응에 어떻게 맞받아칠 것인지가 관전포인트다. 허재호 역시 조직력을 좀 더 끌어올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도 있다.
[남자농구대표팀. 사진 = 잠실실내체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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