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마이데일리 = 김지은 기자] 보그 코리아가 국내 최초로 한국패션의 역사를 담은 아카이브 전시회를 개최한다.
보그 코리아는 31일 오전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한국 패션 전시 ‘mode & moments: 한국 패션 100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기획자 이미혜는 “패션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패션은 몸을 보호하는 역할도 있지만 표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역할도 한다”며 “그런데 패션이 어렵고 소수만 즐긴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패션은 일상에서 느껴지는 것이란걸 전하고 싶었다”고 전시회의 목적을 밝혔다.
패션감독 서영희 역시 같은 이야기를 전했다. 서영희는 “패션은 멀리 있지 않다. 저녁약속이 있을 때 입은 옷을 고르면서, 매일 입던 옷에 넥타이를 더하면서 느끼는 기분이 다르다. 패션이 주는 행복이 크다”라고 패션이 생활과 밀접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내 패션산업에 대한 안타까움도 전했다. “한국에서 패션이 굉장히 어렵다. 각종 명품, SPA 브랜드가 진출하면서 국내패션산업이 힘들어졌다. 심지어 의상학과가 폐과되기도 한다. 패션이 주는 작으면서도 큰 행복이 없어지는 것이 안타깝다.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 디자이너가 힘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회는 디자이너의 패션과 만인의 패션으로 나눠 구성돼 한국 패션을 총망라했다. 디자이너의 패션을 보여주는 1층은 국내 패션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1910년대부터 시대별 패션의 특징을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당시의 의상. 한복이 양장으로 변하는 시기의 의상이나 군인이 덮었던 모포를 이어 만든 코트 등에서 오랜기간 이어져온 패션에 대한 열망을 엿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故 앙드레김의 의상이나 국내 패션의 기반을 세운 디자이너 최경자의 의상, 영화 ‘아가씨’에서 배우 김민희가 착용했던 의상이 전시돼 있어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만인의 패션을 담은 2층은 패션을 사랑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기부한 의상으로 구성됐다. 패션을 어렵게 느껴도 흥미를 느낄만한 공간이다. 그룹 빅뱅 멤버 지드래곤과 태양, 그룹 f(x) 멤버 크리스탈, 방송인 유재석, 배우 유아인 등이 기부한 의상과 배우 채시라가 지난 80년대 CF를 촬영하며 입었던 의상 등이 전시돼있기 때문. 켈리그라피가 쓰인 노트가 각 의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가 있는 공간이다.
보그코리아가 개최한 이번 전시회는 국내에서 최초로 열린 패션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 패션이 발전해온 과정을 통해 더 발전할 수 있단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보그 코리아 초대 편집장 이명희 역시 이번 전시회를 국내 패션발전의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 패션뮤지엄이 없다. 국내 패션을 총정리하는 곳을 만들고 싶었다”며 “국내 패션은 무한히 발절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단순히 유산을 전시한 것이 아니다. 과거의 것들이 만나 에너지를 발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mode & moments: 한국 패션 100년’展은 1910년부터 현재까지 한국 패션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패션을 통해 한국의 사회, 문화, 예술 전반을 감상할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회다. 디자이너 최경자, 앙드레 김 등 60여명의 디자이너와 10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오는 9월 1일부터 22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관람할 수 있다.
[mode & moments: 한국 패션 100년. 사진 = 김지은 기자 kkelly@mydaily.co.kr]
김지은 기자 kkell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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