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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개봉일을 정하고 나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뜨거운 시국이 벌어졌어요. 시국이 엄중하다보니 '판도라'의 인지도는 낮았는데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시니 감사하죠. 입소문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강진과 노후화된 원전으로 인한 재난의 사태가 발생한 영화 '판도라'(감독 박정우 제작 CAC엔터테인먼트 배급 NEW)에서 정진영은 발전소 소장 평섭 역을 맡았다. 원전에 대한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빌미로 좌천되지만, 생사의 기로에서 누구보다 먼저 현장에 달려와 구조작업을 펼치는 책임자다.
지난 7일 개봉한 '판도라'는 흉흉한 시국으로 인해 대중들에게 직접적인 홍보를 하지 못했다. 배우들은 홍보의 창구일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하지 못했고 인터뷰를 통해 '판도라'에 대한 애정을 드러낼 수 있었다. 개봉 7일째에 만난 정진영은 점차 높아지는 '판도라'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고맙게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입소문이 잘 난 것 같아요. 12월은 핫시즌이라서 좋은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할텐데 그래도 첫 스타트를 잘 끊었으니까 좋게 생각해요. 우리 영화가 여러 측면에서 관객들의 지지를 받는 것 같아요."
앞서 제작보고회, 언론시사회를 통해 정진영은 블랙리스트에 대해 "정말 황당한 일"이라고 말했고 시국에 대해서도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정진영은 "정치 얘기는 그 누구나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를 포함해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얘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야한다고 생각해요. 제작보고회 등 행사를 앞두고 특별히 결의를 다지거나 그런 것은 없었어요. 박정우 감독이나 제작진에서 여러 우려를 많이 했어요. 참여한 배우로서도 과연 이 영화가 순조롭게 만들어질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좀 하긴 했던 것 같아요."
정진영은 김남길, 문정희, 김명민, 김주현, 김대명 등 출연한 배우들 중 가장 먼저 '판도라'의 대본을 받았다. 정진영이 시나리오를 다 읽고나서 곧바로 든 생각은 '난 이거 무조건 할 건데, 영화로 만들어질 수는 있을까?'였다.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는 우리 사회의 허약한 안전불감증, 정상적이지 않은 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건데 그 이슈만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나 적은 자본으로 만든 영화가 아니잖아요. 시나리오에 쓰인대로 전달하려면 막대한 자본이 드는데 이걸 과연 투자하는 투자사가 있을까 걱정을 했어요. 다른 배우들이나 투자사가 결정이 안 됐을 때였어요."
큰 예산이 아니라면 '판도라'가 보여주고자,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보여줄 수 없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판도라'에 투자가 줄을 이었고 뜻을 함께 하겠다는 배우들, 스태프들이 이어짐에 따라 '판도라'가 완성, 개봉될 수 있었다. '판도라'는 원전에 대한 경각심과 공교롭게 맞닿은 시국, 그리고 상업영화의 성격을 확실히 갖고있는 작품이다.
"'판도라' 시나리오는 읽자마자 마음 속이 뜨거워졌어요. 그래서 이게 저의 인생영화라고 한 것도 그런 거였어요. 배우로서의 역할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이런 영화를 우리나라에서 만들 수 있다는 것, 의미있는 영화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사실 오래 기다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생각보다는 빨리 나온 것 같아요."
[정진영.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NEW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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