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올 시즌 직진으로 부딪혀보겠다."
내야수 정현(23)이 kt 위즈에서의 첫 시즌을 향해 시동을 걸고 있다. 부산고 출신의 정현은 지난 2013년 삼성 1라운드 8순위로 입단한 촉망받는 내야 유망주였다. 입단 후 2년 간 13경기 출장에 그쳤으나 정상급 기량의 선수들도 밟기 힘든 한국시리즈에 출전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후 2014년 말 상무 입대를 앞두고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kt와 인연을 맺었다.
올 시즌 정현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 이번 스토브리그서 취약한 3루 포지션에 그 어떠한 전력 보강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 정현은 이제 무주공산인 kt 3루에서 박용근, 김연훈, 심우준 등과 경쟁을 펼쳐 김진욱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 잠재력 및 상무 생활을 통해 일취월장한 실력 등으로 봤을 때 부상만 없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게임이다.
마이데일리는 수원kt위즈파크에서 개인훈련에 한창인 정현을 만나 주전 경쟁을 향한 각오를 들어봤다. 정현은 “2017시즌은 내 자신에게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준비도 잘하고 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은 kt서 첫 시즌을 맞이하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사실 군대 가는 것을 알고도 뽑아준 것에 감사하고 있다. 준비를 잘해서 결과로 실력을 입증한다면 내게 또 다른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 곳이다”라며 “일단은 스프링캠프서 부상 없이 귀국하고 싶다. 삼성 시절 스프링캠프에서 다쳐봤고, 군대 가기 전에도 다쳤었는데 부상은 준비했던 것을 모두 날려버린다”라고 답했다.
정현 야구인생의 전환점은 단연 상무 입대였다. 추승우, 이영수 코치의 지도 아래 정현은 야구 내, 외적으로 한 단계 성숙했다. 그는 “정신적인 부분이 가장 성장했다. 그로 인해 부담감, 복잡한 생각이 많이 줄어들었다.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라며 “입대 전에는 경기 후 결과를 마음속에 담아두는 경향이 있었다. 실수를 하거나 만족스럽지 못하면 그에 대한 후유증이 있었다”라고 뿌듯해했다.
그러면서 “이영수 코치님이 정신적인 부분, 타격 기술 등 넓은 범위에서 나만의 것을 찾아주려고 노력했다. 군 생활 2년 차에는 추승우 코치님이 오셔서 수비를 많이 가르쳐주셨다. 또한 김선빈, 이원석 등 선배들이 부진에 빠져 있으면 조언도 많이 해줬다. 각자만의 스타일이 달랐지만 좋은 부분만 배우려고 노력했다”라고 군 시절 자신을 도와준 코치, 선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정현은 군에서 성실히 훈련하며 훗날 kt 유니폼을 입고 1군 무대에 나서는 장면을 꿈꿨다. "kt는 아주 희망적인 팀이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2% 정도를 채운다면 좋은 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는 게 그가 군에서 꾸준히 지켜본 kt의 이미지였다. 정현은 "내가 그 2%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 열심히만 한다면 충분히 3루 포지션에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현은 원래 유격수 자원이었다. 부산고 시절부터 대형 유격수로 각광 받았고, 삼성에서도 첫해 유격수를 담당했다. 이후 2년 차부터 3루수가 적합하다는 코치진의 판단 아래 위치를 변경했다. 정현은 “어릴 때부터 송구 하나는 자신 있었다. 어깨가 강해 3루수도 맡게 됐다”라며 “군대에 있을 땐 kt에 와서 어느 포지션을 맡을지 몰라 내야 전 포지션을 연습하고 소화했다. 다 해본 결과 유격수와 3루수가 그래도 가장 편하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정현의 올 시즌 목표는 개막전 엔트리 진입과 함께 타율 0.270 이상을 기록하는 것. 그는 구체적으로 “타율 0.270 이상 기록, 개막전 엔트리 진입이 우선이지만 무엇보다 내야수로서 실책 수를 줄이고 싶다. 그리고 부상 없는 한 시즌을 치르고 싶다. 1, 2군을 수시로 오가도 상관없다. 다치지만 않으면 된다”라고 부상을 경계했다.
정현은 끝으로 “분명 못할 때도 있고 잘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예쁘게 봐주시면서 일편단심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kt 3루수가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아직은 낯선 kt 팬들에게 각오를 전했다. 전역 후 새롭게 펼쳐지는 정현의 야구 인생에 기대가 모아진다.
[kt 정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kt 위즈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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