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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국민 악녀' 장서희(45)가 영화 '중2라도 괜찮아'에서 색다른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지난 2004년 영화 '귀신이 산다' 이후 좀처럼 시도하지 않았던 코믹 캐릭터를 소화한 것이다.
'중2라도 괜찮아'는 세상에서 무서울 것이 하나 없는 사춘기의 대명사 '중2병'을 소재로 한 가족영화다.
장서희는 극 중 축구 유망주였지만 평범한 아줌마가 된 엄마 보미 역할로 분했다. 차세대 지미 핸드릭스를 꿈꾸는 중2 아들 한철(윤찬영)과 모자 간의 갈등을 그리며 공감을 자아낸다.
독기가 서린 눈빛을 거두고 푼수기 넘치는 '아들 바보' 엄마로 변신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는 지난 16일 오후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작품에선 복수할 일이 없어 즐거웠다"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 '중2라도 괜찮아'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 일단 캐릭터가 재밌었다. 보미의 성격이 푼수 같지 않느냐. 감독님께서 용기를 많이 주셨고 제 안에 있는 푼수기를 꺼내주셨다."
- 아무래도 미혼 여성인 만큼 부모의 마음을 공감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내가 낳은 자식은 어떨까 끊임없이 상상했다. 아들을 키우는 주변 엄마들한테 묻기도 많이 물었다. 보미는 아들이 혹여 음악에 빠져 공부를 소홀히 할까 봐 걱정하는 마음에 한철의 꿈을 반대하는데 사실 나라면 당연히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겠다는 입장이다. 재능만 있다면 말이다. 공부는 억지로 시킨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 태권도 연기에 막춤까지 소화하고 여배우로서 과감히 비주얼도 포기했다. 시종일관 단벌의 후줄근한 복장 차림으로 등장했더라.
"태권도 연습을 많이 했는데 실제 촬영한 분량의 반의 반도 안 나와서 아쉽다. 내가 무용 전공자라서 공중 발차기는 대역을 쓰더라도 다리를 일자로 쫙 찢는 동작 등은 직접 소화했다. 태권도 선수 출신인 태미가 현장에서 큰 도움을 줬다. 막춤은 못 추는 척하느라 정말 힘들었다. 무용 전공자라고 하지 않았느냐. 하하. 보미의 패션은 실제 내가 쓰던 소품을 대부분 사용했다. 성격을 드러내려고 밝은 오렌지 컬러의 늘어진 티셔츠를 입은 것이다. 가방과 슬리퍼 역시 내 아이템이다. 집에선 다들 똑같이 편안하게 입지 않느냐."
- 일찍이 연예계에 데뷔했는데 실제 본인의 학창시절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중2병'을 앓아본 적이 있는가?
"특별히 사춘기 시절에 대해 말할 게 없다. 나는 11세부터 활동을 시작해서 보통 친구들과 다르게 사춘기를 일로 풀었다. 일찌감치 경쟁사회에 뛰어들어 뭐든 혼자 해내는 편이었다. 아역 생활 당시 엄마가 한 번도 날 깨워본 적이 없다. 알아서 시간 맞춰 일어나 준비하고 대본 암기를 했다. 엄마는 촬영장에만 바래다주시고 나 홀로 가서 연기했었다."
- 그렇게 아역 시절을 거쳐 무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연기에만 전념하고 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없었나?
"물론, 배우를 그만두고 싶었을 때가 있었다. 배우라는 직업도 직장인이나 마찬가지이기에 사표를 던지고 싶은 순간이 있다. 20대에 나는 끝이 안 보이는 터널을 가는 기분이었다. 인생의 황금기인 20대를 무명 시절로 보냈다. 그런데 내가 그만두고 다른 걸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니까 할 줄 아는 게 없더라."
-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방법은?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종교를 갖고 있는 게 중요하다고. 누구에게나 가족들에게도 차마 말하지 못하는 얘기가 있을 것이다. 때로는 이런 고민들을 교회나 절에 가서 펑펑 울며 털어놓으면 한시름 덜어진다. 나는 불교 신자로 어머니와 같이 한국의 풍경 좋은 사찰들에 자주 간다.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기도하고 기도 삼아 여행도 하고 그러면 마음이 가라앉더라. 자연을 보면 마음이 좀 탁 트인다."
- 장서희가 생각하는 연기란?
"저는 좋은 연기란 기교나 테크닉을 얘기하는 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공감하게 하는 흡입력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시청자들이 보면서 함께 울고 웃고 할 수 있도록 감정이입을 시켜야 하는데 가짜로 연기하면 절대 불가능하다. 마음으로 연기해야 좋은 배우가 아닐까. 그러기 위해선 정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 차기작 계획은?
"아마 다음 작품은 드라마가 될 것 같다. 현재 검토 중인 드라마가 한 편 있다. 그리고 그동안 쭉 혼자 일해오다가 국내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위해 소속사를 찾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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