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세혁이가 정말 많이 좋아졌다."
두산 양의지는 6월 25일 잠실 롯데전서 롯데 박세웅의 투구에 왼손 다섯번째 손가락 골절을 당했다. 정확히 한 달만인 7월 25일 수원 kt전서 1군에 복귀했다. 지난주 내내 대타로 출전했다. 김태형 감독은 "양의지는 100%가 아니다. 베스트가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박세혁이 1개월 넘게 주전포수로 나섰다. 기본적으로 방망이에 강점이 있다. 투수리드, 볼배합, 블로킹, 수비 등은 양의지에 비해 한 수 아래다. 그러나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가 워낙 좋은 포수이니 상대적으로 박세혁의 가치가 묻힌 것도 사실이다. 박세혁도 충분히 좋은 포수다.
지난 1개월 동안 꾸준히 주전으로 나서면서 성장하고 있다. 김 감독은 "여유가 생겼다"라고 했다. 투수들과 수비수들을 이끄는 부분에서 수치화되지 않는 안정감이 배가됐다는 게 포수 출신 김 감독의 평가다.
구체적으로 김 감독은 "투수의 장점을 보는 리드를 하기 시작했다"라고 했다. 투수리드, 볼배합은 정답이 없다. 다만, 김 감독은 "포수는 기본적으로 우리팀 투수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투수가 뭘 잘 던지고, 뭘 못 던지는지를 알아야 타자를 상대할 수 있다"라고 했다.
포수는 상대팀 타자들에 대한 컨디션, 장, 단점 파악, 각종 데이터 체크가 필수다. 그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투수의 특성파악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타자가 특정 구종에 확실한 약점이 있다고 해도 호흡을 맞추는 투수가 그 구종을 던지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김 감독은 "포수들이 처음에 경기에 나가면 상대 타자들부터 파고 든다. 그러나 일단 우리팀 투수 능력부터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라고 했다. 이 대목에서 박세혁은 상당히 좋아졌다.
물론, 김 감독은 "어떤 타자들은 7~80% 정도 특정 구종에 안타가 나오거나, 반대로 범타가 나올 때가 있다. 그럴 때는 (투수 중심의 볼배합) 예외가 될 수도 있다"라고 했다. 그런 순간적인 상황대처능력의 최강자는 역시 양의지다.
김 감독은 "의지는 투수의 공 1~2개만 받으면 그 다음 사인이 빠르게 나온다"라고 했다. 공 몇 만 받아봐도 투수의 컨디션 파악이 끝나고, 머리 속에 타자를 요리할 계산이 선다는 것. 반면 김 감독은 "세혁이는 의지보다 공을 1~2개 더 많이 받아야 그런 부분을 파악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전서 거의 표시가 나지 않는, 아주 미세한 차이다. 경험의 차이이기도 하다. 공 1~2개로 승부 흐름이 달라질 수 있는 게 야구다. 김 감독은 당연히 그런 부분까지 계산이 된다. 그는 "결국 경기에 많이 나가면서 많이 경험해봐야 한다"라고 했다.
박세혁에게 필요한 건 역시 더 많은 경험이다. 그래서 요즘 박세혁에겐 매 경기가 의미 있다. 박세혁이 성장할수록 양의지는 좀 더 여유를 갖고 컨디션을 완벽히 끌어올릴 수 있다. 그렇게 두산 포수진이 더욱 단단해진다.
[박세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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