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모든 게 새로운 느낌입니다.”
kt 위즈의 우완 영건 류희운(22)에게 2017시즌은 남다르다. 지난 2014년 우선 지명 이후 3시즌 만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 북일고 출신의 그는 kt 우선 지명으로 kt 선택을 받은 특급 유망주였지만 팔꿈치 수술로 인해 2015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2016시즌 기록도 5경기 평균자책점 10.80이 전부. 그런 류희운이 마침내 알을 깨고 나왔다.
올 시즌 투구는 인상적이다. 특히 시즌 3승이 모두 중요한 순간에 나왔다. 류희운은 5월 4일 롯데전 데뷔 첫 선발 등판을 시작으로 경험을 쌓다 6월 14일 삼성전서 구원 등판해 4이닝 무실점으로 감격의 데뷔 첫 승을 따냈다. 60구 깜짝 호투를 통해 팀의 7연패를 끊어낸 순간.
첫 선발승 역시 곧바로 나왔다. 6월 22일 롯데전서 주권 대신 선발 등판해 5이닝 3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것. 아울러 이 때 역시 팀의 6연패를 끊어냈다. 그리고 7월 22일 넥센전에선 제구 난조에도 5이닝 2실점으로 시즌 3승과 함께 팀의 4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kt 연패 탈출의 순간에 항상 그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류희운은 이러한 연패 스토퍼 역할에 대해 “내가 잘 던진 것보다 선배들이 집중력 있게 해주시는 게 더 크다. 선발 등판할 때마다 내게 많은 격려를 해주신다. ‘못 던지면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을 할 때도 있는데 선배들이 공만 잘 던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내가 연패를 끊는 것 보다는 팀원 전부가 모두 하나가 돼 이기려고 했고, 또 내 등판 때마다 타자들이 잘 쳤다. 이상하게 내가 등판하면 모든 부분이 잘 되는 것 같다”라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류희운에게 올 시즌은 새로운 경험의 연속이다. 북일고 시절 강속구를 뿌리며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지만 프로는 또 다른 세계였다. 그는 “느끼는 게 정말 많다. 위기 상황, 선두타자 승부, 볼카운트 싸움, 득점권 대처 능력 등 상황 별로 던지는 느낌이 다 다르다. 고교 시절 다 알았던 내용인데도 새롭게 느껴지고 모든 걸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선발투수라는 보직에 대해서도 “어렸을 때부터 선발로 많이 나와 욕심이 있지만 계속 경기에 나가다보니 보직은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일단은 팀이 이기는 게 먼저다. 보직과 관계없이 오로지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라고 말하며 ‘팀퍼스트’ 정신을 강조했다.
류희운은 끝으로 남은 시즌 각오를 묻는 질문에 “마운드에 올라 씩씩하고 근성 있게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선발이든 중간이든 상관없다. 공만 던지면 된다. 이렇게 큰 무대에서 던질 수 있는 자체가 큰 경험이고 영광이다”라고 답했다.
류희운은 올 시즌 첫 승, 첫 선발승, 첫 퀄리티스타트 등 커리어의 처음을 써내려가고 있다. kt 김진욱 감독은 이런 그에 대해 “스프링캠프부터 투수다운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성장세가 생각 이상으로 빠르다. 장차 kt의 미래를 이끌 선수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팀의 에이스를 향해 달려가는 류희운의 선발 성장기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류희운. 사진 = 마이데일리 DB, kt 위즈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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