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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7일의 왕비’ 박민영이 눈물로 가득했던 신채경과 드디어 이별했다.
3일 밤 KBS 2TV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극본 최진영 연출 이정섭) 마지막회가 방송됐다.
신채경은 극 초반 사랑스러운 소녀로 그려졌다. 엉뚱 발랄한 매력을 발산하는가 하면 수탈당하고 핍박받는 촌민의 편에서 힘이 되길 주저하지 않았다. 이런 신채경의 모습은 장녹수(손은서)와 신수근(장현성)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곁을 내어주지 않았던 연산군 이융(이동건)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의 순수하고 해맑은 매력이 이융마저 무장해제 시켰다.
하지만 성인 신채경이 등장한 후부터 그의 매력은 빛을 바라기 시작했다. 당당하고 똑부러지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두 남자 이융과 이역(연우진)의 사랑에 휩쓸리는 신채경만 남았다. ‘7일의 왕비’가 내세운 ‘맴찢 로맨스’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 바로 신채경. 때문에 회가 거듭될수록 웃는 모습이 사라졌다. 눈물을 흘리거나 가슴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신이 대부분이었기에 애청자 사이에서는 ‘박민영 눈 짓무를 듯’이라는 웃픈 걱정까지 일었다.
‘신채경의 눈물’은 박민영 스스로도 인정하는 바. 지난 3일 네이버 TV를 통해 공개된 ‘7일의 왕비’ 마지막 메이킹 영상에서 주연 배우들의 마지막 인사가 공개됐다. 이 영상에서 박민영은 ‘7일의 왕비’와 함께 한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 뒤 “우는 날이 많았던 신채경이라는 인물을 하면서 많이 웃고 싶었다. 매일 거의 몇 신 씩이라도, 하루 종일 우는 날도 있었다. 항상 눈물이 마르지 않았는데 끝났으니 원래대로 많이 웃으며 생활할 예정”이라는 말을 남겼다.
의도치 않게 ‘민폐 여주’가 되기도 했다. 고구마 로맨스의 한 축을 담당했기 때문. 이는 대부분 이역(연우진)과의 로맨스에서 촉발됐다. 형제의 난이 심화될수록 수동적 캐릭터로 답답함을 자아내는가 하면 자꾸 이역을 위험에 빠트렸다. 지난 19회에서는 민폐가 극에 달했다. 이역을 위해서라는 건 알겠지만, 자신을 지키기 위해 왕이 된 이역 그리고 어떻게든 자신을 폐위시키려는 신하들 앞에서 “제가 패주의 탈주를 도왔습니다”라고 거짓말을 하며 신채경의 복수를 우려하는 신하들의 두려움을 자극, 고구마 전개의 정점을 찍었다.
그나마 마지막회 강단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동안 적립해 온 고구마를 날려버리기엔 다소 부족했다. 일례로 실제 신채경은 진성대군을 옹립하기 위해 사람들이 찾아왔을 때 말 머리의 위치를 보고 해하려 온 사람인지 호위하러 온 사람인지를 판단, 두려움에 떨며 자결하려 한 진성대군의 죽음을 막은 냉철함과 총명함을 겸비한 인물이었지만 ‘7일의 왕비’ 속 신채경에게서는 이러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런 신채경임에도 방송 중 비난 여론이 적었던 데는 박민영의 힘이 컸다. 애절한 연기로 비난에 앞서 애처로움을 자아냈던 것. 그나마 배우 덕분에 시청자들의 외면을 덜 받았던 캐릭터였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몬스터 유니온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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