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녀' 종영③] '투김'부터 한재영까지,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품위있는 그녀’는 모든 배우가 주인공이나 다름없었다.

19일 밤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극본 백미경 연출 김윤철) 마지막회가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박복자(김선아)를 죽인 진범이 안운규(이건우)임이 밝혀졌다. 우아진(김희선)의 경우 이혼 후 자신의 삶과 사랑을 찾아가는 행복한 해피엔딩을 맞았다.

드라마는 보통 중심이 되는 주인공들이 있기 마련. ‘품위있는 그녀’는 우아진과 박복자가 그 주인공이었다. 일반적으로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은 비중이나 중요도가 현저히 떨어짐에도 ‘품위있는 그녀’는 달랐다. 인물 하나하나가 자신들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고, 능동적으로 주인공의 삶에 개입하기도 반대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기도 하며 생동감 있게 팔딱였다.

등장하는 대다수의 인물이 시청자들에게 각인된 데는 잘 짜여진 대본이 한 몫을 했다. 포커스가 여러 곳으로 나뉘면 시청자의 몰입이 깨지는 게 사실. 하지만 여러 줄기로 뻗어 있으면서도 각자의 이야기를 중심이 되는 큰 기둥에서 동떨어지지 않도록 만든 백미경 작가의 필력이 각각의 인물에 생명을 부여했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오랜 내공과 그에 필적하는 연기력을 갖춘 김용건과 ‘품위있는 그녀’를 이끌어간 김희선, 김선아 외에도 안재구 역의 한재영이 선 굵은 연기로 극에 긴장감을 선사했으며 박주미 역의 서정연이 드라마 속 균열을 야기하며 섬세한 연기를 펼쳤다.

안재석 역의 정상훈과 안재희 역의 오나라는 능청맞은 연기로 자칫 무겁고 심각해질 수 있는 ‘품위있는 그녀’의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브런치 모임 멤버인 차기옥 역의 유서진, 김효주 역의 이희진, 오경희 역의 정다혜, 백주경 역의 오연아의 경우 마치 현실 세계를 옮겨 놓은 듯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렸으며 장성수 역의 송영규, 서문탁 역의 김법래, 김봉식 역의 채동현은 천연덕스러운 연기로 주부들의 분노유발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소희정은 풍숙정 주인 오풍숙 역을 맡아 극 후반부를 하드캐리했다. 여기에 우아진의 딸 안지후 역의 이채미 또한 성인 배우 못지않은 연기력으로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현장에서는 심지어 고양이, 휴대폰마저도 연기를 잘 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고. 이런 너스레가 오갈 정도로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연기력은 ‘품위있는 그녀’의 인기를 견인한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사진 = JTBC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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