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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22년째 재발견, 매년 재발견이에요. (웃음)”
배우 김희선이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로 자신의 인생 캐릭터를 추가했다. 제목 그 자체인 품위 있는 여자 우아진 역을 맡아 인생 연기를 펼쳤다. 그 결과 ‘김희선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이 줄을 이었다. 김희선이 아닌 우아진은 상상도 할 수 없다는 극찬도 뒤따랐다.
“기분이 좋다면 좋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내가 그렇게 터무니없이 못했었나’ 이런 생각도 들면서 한편으로는 ‘다 관심이니까’ 생각돼요. 그렇게 생각하면 좋기도 하고요. 배우로서 여태까지 나름 연기를 열심히 해왔는데 계속 재발견이라고 이야기 해주시니까, 그래도 ‘좋게 생각해야지’ 싶어요. 무플보다 악플이 더 낫다고 하잖아요. (웃음)”
어찌 보면 22년 동안 열심히 연기해 온 배우에게 ‘재발견’이라는 평가가 속상할 수도 있지만 김희선은 너스레를 떨며 특유의 유쾌한 기운을 발산했다.
김희선이 연기한 우아진은 ‘품위있는 여자’의 백미경 작가가 애초부터 김희선을 염두에 두고 쓴 인물. 김희선은 이런 우아진이 실제로도 자신과 비슷한 면이 있다고 전했다.
“우아진의 경우 품위가 있지만 홀어머니 밑에서, 아버지를 9살 때 여의고, 승무원을 하며 악착같이 산 면이 있어요. 자기 삶을 개척해 나가려는 생활력도 보이고요. 그런 게 부담을 덜어주는 것 같아요. 태생이 뼛속부터 금수저라면 계속 고민하고 저 스스로도 불편했을 텐데 말이에요. 생활력 있고, 혼자 있을 때 엉뚱하기도 하고 이런 면들이 저와 비슷해 연기하기 편하지 않았나 싶어요. 너무 우아한 사람이면 힘들잖아요. (웃음)”
실제 초등학생 아이를 둔 어머니, 아줌마라는 점도 김희선과 우아진의 공통점. 김희선은 아줌마 역할이 부담스럽진 않지만 겁이 날 때도 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저도 아줌마고, 41살이고 ,결혼 11년차 주부잖아요. 막상 그런 역할이 들어왔을 때 ‘애가 이렇게 큰데도 젊은 엄마네, 예쁜 엄마네’라는 소리를 들으면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약간은 겁이 나는 게 있어요. 제 나이대 여배우라면 다 그럴 것 같아요. 우아진과 비슷한 점도 많았죠. 진짜 제가 둘째 며느리거든요. 강남에서 생활하는 엄마이기도 하고. 사실 브런치 모임도 있어요. 요즘은 아이를 위해 엄마가 해줘야 하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엄마들 단톡방에 들어가 답변을 해주고, 다른 친구들 생일 선물도 챙겨주고 이런 것들이요. 상황이 저와 비슷한 점이 많았어요. 그런 것들이 비슷하니까 받아들이기 편했던 것 같아요.”
그동안 앞서 복귀한 원조 스타 여배우들의 성적이 좋지 않았던 상황. 김희선과 김선아는 이런 분위기 속 기분 좋은 한 방으로 원조 스타의 건재함을 보여줬다. 이에 두 사람이 원조 스타 여배우들의 명예를 회복시켰다는 평도 일었다. 이런 반응이 언급되자 김희선은 조심스러워하며 “그 시대 함께 활동했던 언니들인데 다 잘 되면 좋죠. 요즘에는 다 잘 돼야 해요. 주위 사람이 잘 돼야 나도 잘 되고”라고 말했다. 하지만 명예 회복에 이어 후배 배우들에게 자신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좋은 롤모델이 됐으며, 귀감이 되는 선례를 통해 여배우의 수명이 늘어날 수 있도록 일조한 게 사실.
“(요즘 작품들 중에서) 사십대 여배우가 할 수 있는 게, 연하와 사랑에 빠진 매력적인 연상 여인의 로맨스 이런 것밖에 없어요. 그런데 우리 드라마는 로맨스도 없고, 20년 전 언니들이 나오고. 그래서 약간 자격지심이 생겼어요. 게다가 아이도 낳고 하니 (여배우로서) 더 작아지는 것도 있었죠. 사람들을 끌 만한 핵심적인 게 있으면 저희도 마음이 편안한데 말이죠. ‘삼순이 언니’, ‘토마토 누나’, ‘미스터큐 누나’가 나오잖아요. (웃음) 큰 타이틀이나 비밀 병기가 없었죠. 이 언니들이 더 보여줄 게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핫한 아이템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니 자신감보다 두려움이 많았어요. 그렇다고 정상훈 씨와 이태임 씨의 바람난 사랑을 응원해줄 수도 없잖아요. (웃음) 가진 거 하나 없이 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오게 돼 더 좋은 것 같아요.”
[사진 = 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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