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트레이드요? 프로인데 할 수도 있죠."
KGC와 kt가 남자농구대표팀 A매치 기간에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허재호의 2019 FIBA 중국남자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뉴질랜드전, 중국전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트레이드 당사자들 이상으로 주목 받은 선수가 있었다.
오리온 최진수다. KGC와 kt의 트레이드 전후로 최진수가 kt로 갈 수도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kt가 KGC로부터 받아온 김기윤을 오리온에 내주고, 오리온으로부터 최진수를 받아온다는 내용이었다. 일종의 삼각트레이드설.
그럴 듯한 시나리오였다. kt는 김민욱을 받았지만, 여전히 3~4번 높이에 대한 갈증이 있다. 최진수는 kt 3~4번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카드. 반면 kt는 신인 허훈이 있다. 그의 성장을 믿는다면 김기윤을 오리온에 보낼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다. 오리온은 10개 구단 중 가드진이 가장 약하다.
사실무근, 해프닝에 그쳤다. 오리온과 kt는 최진수 트레이드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했다. 물론 올 시즌 트레이드 마감일 직전까지 그 누구도 움직일 수 있다. 그러나 두 팀은 현 시점서 트레이드를 고려하지 않는다.
kt는 김기윤을 중심으로 허훈, 박지훈과의 투 가드 시스템에 의한 장점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최진수는 선수층이 얇아진 오리온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그리고 올 시즌을 마치면 FA다. 최진수를 데려가고 싶은 팀이 있어도 망설일 수밖에 없다.
워낙 널리 퍼진 소문이다. 최진수도 알고 있었다. 쿨했다. kt전 직후 "트레이드는 언제, 어느 팀과도 할 수 있다. 아마추어가 아니다. 프로다. 트레이드가 되면 그 팀으로 가면 된다. 서로 필요한 부분이 있을 때 트레이드를 하는 건 나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진수는 스스로 핵심을 찔렀다. "어디서 뛰든 내가 농구를 잘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사실 최진수 트레이드설이 잠시 힘을 받았던 건 주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장, 내실이 떨어지는 경기력, 그래도 여전한 기대감이 공존했기 때문이다.
신장에 비해 리바운드가 적고, 몸싸움을 기피하며, 볼 없는 움직임이 좋지 않다는 혹평도 들었다. 외곽슛이 들어가지 않으면 팀 공헌이 다소 떨어지는 스타일인 건 사실이었다. 드래프트 동기 오세근(KGC), 김선형(SK) 등이 한국농구 중심으로 자리매김한 것과 대조됐다.
A매치 휴식기를 잘 보냈다. 최진수는 "부모님, 스승들, 지인들에게 많은 얘기를 들었다. 중앙대 양형석 감독님과 친구 박찬성(스킬트레이너)에게 좋은 말을 많이 들었다. 특히 양 감독님은 대학 시절부터 꾸준히 연락하는 선배이자 스승"이라고 말했다.
최진수는 스승, 지인들에게 허심탄회하게 질문을 던졌다. "솔직히 내 플레이가 어떠냐"라고.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양 감독은 최진수에게 "예전의 모습이 나오지 않는다. 화려한 것만 하려고 한다. 기본부터 충실히 해라"고 충고했다.
휴식기 이후 반등의 조짐을 보였다. 지난달 29일 현대모비스전, 2일 kt전서 확실히 예전과는 달랐다. 몸을 사리지 않고 골밑으로 파고 들어 파울을 얻고 자유투를 던졌다.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가세했다. 속공 전개 및 가담, 어시스트와 수비도 마찬가지였다. 스크린도 정확하고, 강력하게 했다. 외곽슛에만 의존하지 않고 공수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오리온에 공헌했다.
자신의 네임밸류를 올리는 방법이다. 슛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팀 공헌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 스타다. 오세근이 그렇고, 가깝게는 팀 선배이자 KBL 최고참 문태종이 그렇게 한다. 추일승 감독은 "요즘 진수 플레이에 내실이 생겼다. 특히 언더바스켓에서의 움직임이 좋아졌다. 밖에서 겉돌지 않는다. 볼 없는 움직임도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의 조언이 선수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 트레이드설까지 겹쳐 심적으로 불안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최진수는 강인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지 않으면 자기 합리화를 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어야 스스로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해프닝으로 끝난 트레이드설, A매치 휴식기의 극적인 변화, 실전의 긍정적인 효과까지. 최진수가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 이제 꾸준함을 보여줘야 한다. 내실 다지기의 최종 목표다. 추 감독은 최근 최진수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오리온에 뼈를 묻어라"고 말했다.
[최진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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