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안경남 기자] 역시 이재성(25, 전북)이었다. 중국전 무승부에도 그가 보여준 축구 센스는 ‘K리그 MVP’의 품격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재성은 9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7 동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자신이 왜 K리그 최고의 선수인지 실력으로 증명해 보였다.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이재성은 전반 11분 상대 페널티지역으로 파고든 뒤 골키퍼를 앞에 두고 넘어지는 상황에서도 왼발로 패스를 연결해 김신욱(전북)의 동점골을 만들었다.
찰나의 판단이 빛난 장면이었다. 직접 슈팅을 할 수도 있었지만 이재성은 보다 완벽한 찬스를 위해 골키퍼가 뛰어 나오게 유인한 뒤 완벽한 찬스를 제공했다.
이재성의 활약은 여기에 멈추지 않았다. 전반 19분에는 김신욱이 헤딩으로 떨궈준 패스를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날카로운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K리그 4년 차인 이재성은 2017시즌 K리그에서 8골 10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리고 전북의 우승을 이끈 그는 생애 첫 ‘K리그 MVP’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대표팀에서도 주축 미드필더로 자리 잡은 그는 동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발휘했다. 무엇보다 중국 선수들을 앞에 두고 한 수 위의 개인 기량을 뽐내며 차원이 다른 클래스를 자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성은 두 골에 모두 관여하고도 웃지 못했다. 팀이 승리를 놓쳤기 때문이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그는 “오랜 만에 골을 넣었지만 추가골에 실패하면서 승리하지 못했다. 공격수로서 책임을 느낀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이재성이 중국전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분명 인상적이었다. 감각적인 볼 터치와 경기 흐름을 읽는 눈은 이미 아시아의 수준을 넘어선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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