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안경남 기자] 일본에서 열린 남북대결은 그들을 나타내는 숫자만큼이나 크게 차이나 보이지 않았다. 적어도 이날은 그랬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 오후 4시 30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의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후반 19분에 터진 상대 자책골로 첫 승을 신고했다.
이로써 지난 9일 중국과의 첫 경기에서 2-2로 비겼던 한국은 북한을 꺾고 1승 1무를 기록하며 대회 2연패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 북한에 크게 앞선다. 15전 6승8무1패로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에 있다. FIFA 랭킹도 한국이 59위로 북한(114위)보다 55계단이나 높다.
월드컵 무대도 한국이 훨씬 많다.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오른 한국은 9회 연속 세계 무대에 도전한다. 반면 북한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본선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세계 축구에서 한국과 북한의 전력 차는 크게 벌어져 있다.
하지만 이번 동아시안컵에선 그러한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전반에 한국이 높은 점유율로 경기를 주도했지만 실질적으로 북한을 위협할 만한 찬스는 보기 어려웠다.
심지어 북한 선수들에게 보기 힘든 여유도 느껴졌다. 예전 같으면 한국이 압박할 때 당황해서 의미 없이 공을 걷어내기 급급했다. 그러나 이날은 공을 컨트롤하고 동료를 찾아 패스를 했다. 그런 모습이 오히려 당황한 건 한국이었다.
물론 한국은 역대 동아시안컵에서 북한을 상대로 이긴 적이 없다. 3번 붙었는데 모두 비겼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격차가 더 줄어든 느낌이다. 북한이 준비를 잘 했거나, 한국이 제 기량을 발휘 못한 결과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한국에겐 씁쓸한 경기였다. 나름 K리그에서 잘한다는 선수들을 소집했고 일본과 중국 무대에서 뛰는 해외파도 나왔다. 그러나 경기력에선 55계단이나 떨어진 북한과의 FIFA 랭킹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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