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영화 '신과함께-죄와벌'이 드디어 오늘(20일), 베일을 벗었다. 원작 웹툰의 높은 인기를 반영하듯, 실시간 예매율이 무려 60% 가까이 치솟고 있다.
하지만 관심이 폭발적인 만큼 예민한 시선도 따른다. 웹툰계의 전설과도 같은 작품을 영화화했기에 원작팬들은 물론, 관객들과 업계 관계자들이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고 있다. 특히나 원작의 주요 캐릭터 설정이 변화되면서 팬들의 신경이 더욱 곤두 섰다.
시사회 이후 진한 가족애 스토리와 화려한 CG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기도 했다. 지나치게 신파에 의존했다, CG가 어설프다는 지적이 나온 것.
이 같은 영화를 둘러싼 잡음에 대해 하정우가 답했다. 그는 '신과함께' 2부작의 주연으로 극 중 저승 삼차사의 리더 강림 역할을 맡았다. 19일 오후 마이데일리와 만나 작품과 관련 심도 깊은 이야기를 전했다.
"원작팬분들의 반응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죠. 저도 영화 제작과 연출을 하고 있기 때문에 관객분들의 반응을 놓치지 않고 살펴보려고 노력해요. 사랑받은 영화들이 왜, 어떻게 사랑받았는지 분석하기도 하고요. 저 역시도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영화화한 '엔더스 게임'이 나왔을 때 바뀐 부분 하나에 섭섭하고 아쉬워했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종족이 안 나오더라고요(웃음).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돼요."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작품에 접근했다. 그는 자신의 강점인 능청스러운 개그 코드를 줄이고, 자홍(차태현)과 수홍(김동욱) 형제의 스토리를 부각시키기 위해 애썼다.
"팬들이 가장 열광했던 장면이 잘 보존됐으면 하는 마음을, 영화가 잘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웹툰을 읽어봤는데 딱 그것만 생각하면서 임했어요. 그래서 뭘 하려고 들지 말아야겠다고 판단했죠. 자홍과 수홍 가족의 휴머니티에 몰아주기 위해 개그 코드를 많이 줄였어요. 조금 절제해서 자홍과 수홍을 안내하는 데 집중했죠. 생소한 이야기, 장르를 편안하게 전달해주는 길라잡이 역할 같은 느낌으로 친절하게, 쉽게 연기하려고 했어요. 또 진기한 변호사와 합쳐진 강림 캐릭터의 평균값을 내는 게 첫 번째 숙제였는데 이질감 없이 보이기 위해 철저하게 연구해 표현했어요. 개인적으로 영화적으로 큰 무리가 없는 설정이라고 봐요."
신파라는 지적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그건 늘 있는 반응이라서 새롭지 않은 것 같다"라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작품에서 신파를 빼면 도대체 뭐로 그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까요? 어디에 숨기냐는 말이에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역시 다 신파잖아요. 왜 그러한 드라마를 만들었으며, 이것이 왜 바이블이 되었는가. 신파란 우리가 살아가면서 보편적으로 느끼는 정서를 말하니까요. 그런데 우린 '신파'라는 단어를 하찮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김용화 감독은 그러한 감정을 더욱 풍부하게 전할 수 있는 감독이에요."
하정우는 "극 말미 감동이 몰아치는 장면에서 안 울 수가 없더라. 삼단 콤보를 넣어놨다. 난 알고 있으면서도 당했다. 하하. 참느라 힘들었다"라고 전했다.
7개의 지옥을 표현해내는 데 있어 그도 걱정이 많았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었다고. 불, 물, 철, 얼음, 거울, 중력, 모래 등 7개의 자연의 물성을 차용하고, 대자연의 압도적인 풍광을 더해 완성됐다.
"이걸 어떻게 영화로 만들지? 걱정했던 건 각색이 문제가 아니라 컴퓨터 그래픽 때문이었어요. 저승의 감옥을 만들 수 있을까 했는데 해냈더라고요. 시사회 때 처음 보고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후반 작업만 1년 가까이 진행했었거든요. 120%의 공을 들였어요. 우리도 이제 CG를 익숙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가 오지 않았나 싶어요. 서양의 그래픽은 이상함을 못 느낀 채 관대하게 넘어가는 반면, 한국 영화는 매의 눈으로 보는 면이 있잖아요. '신과 함께'를 시작으로 동양적인 판타지물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영화 한 편이 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사람 냄새가 풍겨야 한다고 봐요.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고, 완벽하다면 그건 AI(인공지능) 로봇이나 다름없는 것이잖아요."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호민 작가 인스타그램]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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