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DB가 2018년을 맞아 치른 첫 경기에서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팬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요청한 비디오판독은 DB가 따낸 역전승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 가운데 하나였다.
원주 DB는 지난 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접전 끝에 79-70으로 승리했다. 2연패 위기에서 벗어난 DB는 이날 승리로 단독 1위가 됐다.
대역전극이었다. 3쿼터 한때 16점차까지 뒤처졌던 DB는 디온테 버튼(23득점 11리바운드 4스틸)이 3쿼터 중반 이후 꾸준히 폭발력을 과시했고, 두경민(18득점 2리바운드 6어시스트 4스틸) 역시 제몫을 했다.
인상적인 장면도 있었다. DB는 7점차로 뒤처진 3쿼터 종료 32초전 두경민이 시도한 중거리슛이 림을 외면했다. 이후 공은 로드 벤슨, 안드레 에밋의 리바운드 경합 도중 엔드라인 밖으로 나갔다. 심판이 내린 최초의 판정은 KCC 공격. 벤슨이 마지막으로 공을 터치했다는 의미다.
긴박한 상황에서 벌어진 상황이었던 만큼, DB 선수들도 오심을 확신할 수 없었다. 실제 에밋과 경합을 벌였던 당사자인 벤슨은 심판의 판정이 내려진 직후 수비 진영으로 넘어간 터였다.
이때 이상범 감독은 비디오판독을 요청했고, 심판진은 판독을 거쳐 원심을 번복했다. 공격권을 따낸 DB는 서민수가 중거리슛을 성공시켜 격차를 5점으로 좁힌 채 3쿼터를 마무리했다. DB는 이어 4쿼터에 버튼이 맹활약, 역전승을 챙길 수 있었다.
이상범 감독은 비디오판독을 요청한 상황에 대해 “벤슨에게 물어보니 ‘모르겠다’라고 하더라. 그때 (두)경민이가 비디오판독을 제안했다. 비디오판독은 경민이를 믿고 요청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두경민도 DB의 공격권을 자신하지 못한 터였다. 하지만 DB 벤치 맞은편에 있는 팬들이 “비디오! 비디오!”를 외쳤고, 두경민은 팬들을 믿고 이상범 감독에게 비디오판독을 제안한 것이었다.
두경민은 “팬들의 요청을 들어서 감독님께 말씀을 드렸고, 팬들 덕분에 공격권을 따낼 수 있었다. 팬들이 ‘무조건 (비디오판독)해야 돼요’라고 하더라”라며 웃었다.
비디오판독은 판정이 번복되면 한 차례 더 요청할 수 있지만, 오심이 아닌 것으로 판정되면 다시 사용할 수 없다. 위험부담도 따르는 상황이었으나 두경민은 팬들을 믿었고, 결국 DB는 귀중한 공격권을 따내 2득점을 추가할 수 있었다.
두경민은 비디오판독이 끝난 직후 팬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고, 4쿼터에 7득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로 활약하며 화답했다.
이상범 감독은 두경민과 팬들이 나눈 대화를 전하자 “그런 일이 있었나(웃음). 선수들은 팬들 덕분에 더욱 신나게 경기를 뛰고 있다. 우리 선수들이 아직 경험이 부족하지만, 잘하든 못하든 힘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두경민.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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