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 심은경 "'염력' 덕분에 힐링…배우로서 강박감 덜어내 줘"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심은경이 연상호 감독이 부린 '염력'에 제대로 매료당했다. "이렇게 즐겨도 되나 싶을 정도로 촬영에 임했다"는 심은경. '염력' 촬영 내내 작품에 푹 빠져 살았던 만큼 이전과는 또 다른 색깔의 연기를 펼쳐냈다.

심은경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심은경은 '염력'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연신 따뜻한 미소를 보였다. 그는 "'염력'으로 힐링 받았다"라고 표현했다.

"'염력'은 거짓말 안 하고 무척 재밌게 촬영했어요. 류승룡 선배님, 박(박정민) 배우님, 정유미 언니 등 출연진과 연상호 감독님, 스태프분들과의 호흡이 너무 좋았어요. 덕분에 부담감 없이 편하게 임했죠.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즐거운 분위기를 유도해주셨어요(웃음)."

이번 작품에선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극 중 강한 생활력으로 대박을 터뜨린 청년 사업가 신루미를 맡았다. 그동안 좀비 소녀('부산행'), 선천적 멀미 증후군에 걸린 여고생('걷기왕'), 선거판에 뛰어든 광고 전문가('특별시민'), 해커('조작된 도시') 등 독특한 설정의 인물들을 주로 연기해왔던 그이기에 신루미는 또 한 번의 도전이었다. 전에 없던 얼굴을 엿보게 하며 심은경의 진가가 빛을 발했다. 무한한 연기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제가 기존에 다른 영화에서 맡았던 캐릭터들은 굵은 설정이 하나씩은 있었던 반면, 루미는 어디에선가 볼 수 있는 인물이에요. 특정한 것을 내세우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하기에 더 어렵게 다가왔어요. 그래서 평범한 사람이 가장 연기하기 어려운 캐릭터라고 봐요. 가능할까? 싶으면서도 사실적인 연기를 꼭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에 출연하게 됐죠. 감독님의 조언에 따라 영화 '더 레슬러', 다큐멘터리를 참고하고 연구해 만들어나갔어요. '염력'이 말하고자 하는 바와 함께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그 부분에 가장 초점을 맞췄어요. 생활이 녹아든 연기를 하며 새로운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배우로서 재밌는 경험을 얻었어요."

특히나 '염력'을 통해 힘을 빼는 법을 배웠다고. "연기라는 걸 릴렉스하게 받아들이는 계기가 됐다"라며 한결 여유로워진 모습을 드러냈다.

"제가 걱정이 많은 스타일이에요. '염력'은 그런 제게 다시 연기 자체를 진정으로 즐길 수 있게 도와준, 너무나 고마운 작품이죠. 저에게도 아무 생각 없이 긴장하지 않고 연기했던 때가 있었지만 하면 할수록 부담감이 생겼어요. 느슨해지면 할 수 없는 작업이라는 걸 매년 느끼고 있어요. 매 작품 인정받고 싶고 항상 새로운 모습을 끄집어내야 한다는 강박감이 들고, 이 길이 정말 나하고 맞는 걸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하고, 다른 배우분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저는 그런 마음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힘들게 했죠. 여전히 지금도 어렵고 힘들지만 예전과 달리 떨쳐버릴 수 있게 됐어요. 결국 최선을 다하고 최대한 즐기는 게 답이더라고요. 작품을 제대로 마주하게 된 것 같아요. 무언가를 크게 바라려고 하지 않고 많이 침착해졌어요."

"지난해 8월 '염력'을 끝낸 이후 저만의 시간을 보냈어요. 조금 더 자신한테 신중해지고 싶었거든요. 마음을 내려놓고 여행도 다니고 이것 저것 해보고 싶었던 걸 하면서 재충전했어요."

[사진 = 매니지먼트 AND]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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