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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여동은 기자]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 스위스,37세)도 울음을 참을 수 없었나보다. 15년간 프로테니스계를 호령해온 페더러가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단식에서 우승한 뒤 인터뷰 도중 눈물을 쏟아냈다.
98년 프로에 데뷔한 페더러는 2003년 윔블던 우승을 시작으로 이번 호주오픈 타이틀까지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20번 차지했다. 역대 통산 최다 우승기록이다. 라파엘 나달(1위, 스페인, 32)이 16회로 뒤를 잇고 있다.
지금까지 통산 투어대회 96회 우승을 기록한 페더러에게 남겨진 목표 기록은 두 가지다. 지미 코너스(미국)이 갖고 있는 투어대회 109승과 37세62일의 나이에 호주오픈에 오른 로즈웰의 최고령 메이저대회 우승기록이다. 페더러는 36세173일. 그랜드슬램 승수는 332승으로 2위 노박 조코비치의 240승에 멀찌감치 앞서고 있다.
이런 우승 인터뷰가 다반사인 페더러에게 이번 호주오픈 우승을 남달랐나보다. 페더러는 시상식 소감 마지막 부분에서도 울컥 했고, 기자회견 중에도 고개를 잠깐 떨구기도 했다. 페더러는 "믿을 수 없다. 정말 기쁘다. 긴 하루였다. 내 꿈이 현실이 됐다"며 "믿을 수 없다"고 말한 뒤 눈물을 삼켰다.
이어 페더러는 팬들에게 "당신들은 날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존재다. 계속 운동하게 한다. 정말 감사하다"고 전한 뒤에는 폭풍 같은 눈물을 흘렸다. 마치 은퇴식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세계최고의 선수인 페더러도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었다. 2003년 윔블던 우승부터 2012년 윔블던 우승까지는 거침 없었다. 하지만 이후 2017년 1월 18번째 메이저타이틀인 호주오픈을 품에 안기까지에는 나이에 따른 체력부담과 부상 등으로 극심한 침체기를 겪어야 했다. 특히 2016년에는 메이저대회는 고사하고 투어대회 우승도 한 차례 없는 '무관의 해'를 보내기도 했다.
어찌보면 재작년까지는 페더러의 20번째 타이틀 획득은 한 낱 꿈이었을 수도 있다. 작년 호주오픈 우승전까지만 해보 지금과 같은 페더러의 부활을 예상하는 사람은 없었다. 페더러의 천적 나달이 있고, 무결점 플레이를 선보였던 노박 조코비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더러는 예전보다 오히려 더 강해진 모습으로 코트로 돌아왔다.
페더러는 10년 전에도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2009년 호주오픈 남자단식 결승에서 라파엘 나달에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한 뒤 통한의 눈물을 글썽인 적이 있다.
[사진=AFP BBNews]
여동은 기자 deyu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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