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라이벌은 라틀리프다."
궁금했다. KBL을 평정한 DB 디온테 버튼에게 라이벌이 있을까. 26일 SK와의 홈 경기 직후 물었더니 "한 명을 꼽으라면 라틀리프"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버튼은 "국가대표가 된 그는 좋은 선수"라고 말했다. 자신과의 실력 비교를 떠나 라틀리프가 좋은 선수라고 인정했다.
버튼이 라틀리프를 통해 얻은 교훈이 있다. 평정심이다. 버튼은 "시즌 초반 삼성과 맞대결을 할 때 라틀리프와의 매치업이 쉽지 않았다. 계속 말을 걸었다. 신경을 건드리고 짜증을 유발하는 그런 게 있지 않나(트래쉬 토크를 의미). 그것 때문에 이상범 감독과 면담까지 했다"라고 돌아봤다.
이 감독의 조언은 평정심이었다. 버튼은 "어떤 선수와 상대하든 내 플레이를 하는 게 중요하다. 상대가 말을 걸어도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랬더니 시즌 중반 이후 라틀리프와 상대하는 게 편안해졌다"라고 말했다.
버튼과 라틀리프의 공통점이 있다. KBL에서 기량이 좋아졌다. 라틀리프는 모비스 시절만 해도 중거리슛을 거의 던지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에선 특유의 속공 마무리와 포스트업 다음으로 많이 시도하는 옵션이 중거리슛이다. 꽤 정확하다.
버튼도 대학 시절보다 볼 핸들링이 좋아졌다고 자평했다. 그는 "외곽에서 볼을 치고 들어갈 때 공을 뒤나 옆으로 가져가면 안 된다는 걸 배웠다. KBL은 수비수들의 스틸 시도가 많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과 이효상, 김성철 코치의 조언 덕분이다. 특히 이 감독은 버튼의 재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게 도와줬다. 시즌 전 외곽플레이를 겸하고 싶다는 버튼의 요청에 흔쾌히 동의했기 때문. 그러면서 DB는 두경민의 체력안배 및 경기운영 약점을 메웠고, 버튼의 폭발력도 극대화했다. 버튼은 "이상범 감독은 최고의 지도자"라고 말했다.
이 감독이 버튼의 외곽플레이를 용인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DB 업템포 농구는 결코 완성될 수 없었다. 또한, 버튼도 코칭스태프의 지지와 조언, 노력으로 볼 핸들링과 외곽공격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으면서 KBL 최고 외국선수로 거듭났다. 자신의 공격을 하면서도 동료를 살려주는 어시스트도 잊지 않는다. 자신의 공격과 팀 오펜스의 밸런스를 절묘하게 맞출 줄 안다.
DB가 버튼을 뽑은 건 이 감독의 안목과 행운이 섞였다. 이 감독은 버튼을 믿었고, 버튼도 코칭스태프와 국내선수들을 믿고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버튼은 올 시즌 외국선수상 수상이 사실상 확실하다.
버튼은 젊다. 대학 졸업 후 프로 커리어를 DB에서 시작했다. 앞으로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타 리그로 떠날 수도 있다. 다음시즌부터 KBL 외국선수 자유계약제도가 시행된다. KBL에 잔류한다면 언젠가 타 구단의 러브콜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DB 관계자에 따르면 버튼은 원주에서의 생활에 굉장히 만족스러워한다. 버튼도 라틀리프처럼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KBL, DB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도 있다.
[버튼과 라틀리프(위), 버튼(아래). 사진 = KBL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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