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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과연 2000년대 안방극장을 주름잡던 입담이다. 맹활약은 단연 김지혜다.
지난달 31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김지혜, 박준형 부부는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그 시절을 스튜디오에 재현했다. 고수위와 원망 토크를 넘나들며 '현실부부'의 정석을 선보였다.
두 사람은 함께 출연한 코미디언 홍윤화, 김민기 커플과 대비돼 더 큰 웃음을 안겼다. 홍윤화, 김민기 커플은 끊임없이 달콤한 애정을 표출했지만 김지혜, 박준형 부부는 시종일관 공방전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김지혜의 공격인 듯 공격 아닌 통쾌한 폭로전이었다.
시작은 부부싸움 일화였다. 박준형이 김지혜에 "널 만나고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라고 외친 것이다. 그러나 김지혜는 "시대에 따라 후배들에게 그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며 오히려 대인배 면모로 응수했다.
이어 김지혜는 만삭이던 때를 떠올렸다. 김지혜는 복통에 괴로워했지만 박준형은 "가서 볼일이나 봐라"며 무심한 모습을 보였다고.
결국 홀로 병원에 간 김지혜는 "서운함에 눈물을 펑펑 흘렸다"고 토로했다. 이외에도 애정결핍으로 인한 쇼핑 중독, 스킨십 갈망 등 각종 에피소드를 화수분처럼 쏟아냈다.
그러나 모든 결말은 박준형을 향한 애정과 자기반성이었다. 김지혜는 거침 없다가도 "모든 건 내 마음가짐 탓이었고 다시 태어나도 결혼할 것이다"며 남편을 감쌌다. 물론, 박준형은 아내의 솔직한 입담에 진땀을 흘렸다.
김지혜의 재치 있는 한풀이가 낯설지 않다. 그녀에게서 현 시대를 살아가는 아내의, 어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반상회 토크'를 열 듯, 남몰래 앓았던 속을 꺼내놓으면서도 영리하게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이제는 '홈쇼핑 에이스'로 거듭난 김지혜이지만 그녀는 여전히 굴지의 '코미디언'이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MBC 방송 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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