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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MD인터뷰②] '안나 카레니나' 정선아 "옥주현, 서로 장단점 솔직히 얘기하죠"

시간2018-02-01 16:57:05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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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MD인터뷰①]에 이어

뮤지컬배우 정선아가 데뷔 15주년을 맞았다. 2002년 19세 나이로 뮤지컬 '렌트'를 통해 관객들을 만났던 그는 꾸준히 무대 위에서 관객과 소통하는 배우다.

올해 한국 나이로 35세가 된 그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를 만나 또 한 번 전환점을 맞았다. 익숙해지고, 해이해질 수 있을 때 만난 이 러시아 뮤지컬은 정선아의 뮤지컬배우 인생에 다시 활력을 불어 넣었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불세출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안나라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아 시대를 관통하는 가족과 사랑 등 인류 본연의 인간성에 대한 예술적 통찰을 담아낸 작품이다.

극중 정선아가 연기하는 안나 카레니나는 완벽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공허함과 외로움을 품고 있는 복합적인 캐릭터로, 젊은 장교 브론스키를 만나 위험한 사랑에 빠지며 희극과 비극을 오가는 인물이다.

정선아는 치열한 연습 과정을 거쳐 진짜 안나가 됐다. 과거의 이야기, 우리 정서와는 자칫 다를 수 있는 러시아 이야기지만 정선아에겐 문제가 되지 않는다 "행복, 불행, 죽음, 사랑은 지금도 일맥상통한다"고 정리했다.

"그 역할을 누가 하느냐, 누군가가 가슴속으로 깊숙이 품고 있다가 무대 위에서 표출하냐에 따라 다르겠죠. 안나는 자신의 감정과 자신이 처한 상황에 있어 자신이 솔직하지 못하다는 것에 대해 너무 고뇌하고 힘들어했던 여자예요. 그 여자가 인생을 살면서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데 있어서 마음의 소리와 처해있는 상황이 싸우는 소리를 무대 위에서 보여줘야 하죠. 지금도 계속 무대위에서 안나로 살면서 싸우고 있는데 그 행복과 불행, 그 가치를 찾는건 관객들의 몫인 것 같아요."

정선아는 무대 위에선 정선아보다 안나의 모습을 봐주길 바랐다. '정선아 잘 한다'가 아니라 작품의 소재와 이야기가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하나의 이슈가 아니라 인생을 살면서 이 작품 속 안나의 여정을 보았을 때 '아, 내 인생에 사랑, 내 인생에 불행, 내 인생의 행복, 마지막 죽음 이런 여러가지 키워드를 생각하고 뜨겁게 느끼면서 물음표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게 이 작품의 특성인 것 같아요. 음악도 끝이 뭔가 명확하게 짠 하게 끝나지 않고 뭔가 두고 온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작품에 대한 생각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어요."

정선아는 안나의 최후를 '묵직하게 누른 후 펑 터져 재가 되어 공기에 사라진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두시간 반 동안 꾹꾹 눌렀다가 한 번에 터져서 폭파돼서 아무것도 남지 않은, 그냥 공기중에 보이지 않는 그런 재가 되어서 관객들이 느끼고 가면 좋겠다"고 고백했다.

이어 "펑하고 터져서 산산조각 먼지 되고 재가 되고 사라져서 바람처럼 타고 가며 '안녕히 가세요' 하는 느낌을 선사해 드리고 싶다"며 "자유와 행복, 그리고 사랑에 대해 생각하며 연기하고 노래하는데 그냥 오롯이 내가 하고 싶은 말, 안나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을 관객들이 듣고 있다는 생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노래에 목숨 걸지 않았어요. 노래에 승부를 걸지 않았죠. 그게 정말 특이한 것 같아요. 뮤지컬배우로서 노래, 연기, 춤 세박자 잘 갖춰져야 하는데 저는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이 좀 중요하다 생각했던 사람이거든요. 하지만 이번엔 노래도 물론 잘 해야 하지만 승산은 노래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 오히려 드라마적으로 강해지고 또 그 드라마 안에서 더 멋진 노래가 나오는 것 같아요. 정말 음악이 깨끗하고 내 감정을 대변할 수 있어 참 특별한 경험이에요."

함께 안나 역을 연기하고 있는 옥주현에 대한 속내는 어떨까. "참 오래된 사이다. 무대 위에서도 그렇고 무대 뒤에서도 진짜 많이 친하고 저를 많이 챙겨주는 언니"라고 밝힌 정선아는 "정말 엄마처럼 어른처럼 저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언니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부담감은 있었어요. 같은 여배우로서 너무 잘 하는 배우고 무대 위에서만 같이 있었지 따로 같은 역을 하면서 서로 볼 시간이 없었거든요. 그래서인지 연습할 때도 저희가 너무 달랐어요. 언니는 언니만의 안나가 있어요. 안나로서 연습 과정은 비슷하게 하지만 무대 위에선 너무 다른 안나가 되죠. 그게 더블 캐스팅의 묘미고요. 지금도 서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요. 서로 장점은 칭찬해주고 단점은 되게 솔직하게 서로 얘기해줘요."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뮤지컬 배우로 살아오며 어느덧 35세가 된 그는 "이전이었으면 아마 이 작품을 못했을 수도 있고 잘 해냈을 거라는 확신이 없다"며 "지금이기 때문에, 지금 내 나이 35세에 15년 정도 뮤지컬을 하고 있기에, 아직은 멀었지만 기쁨, 행복, 불행, 상처, 사랑, 미래, 죽음 등에 대해 생각하는 나이이기 때문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털어놨다.

정선아는 "15주년.. 정말 시간이 눈 깜짝 할 사이에 가진 않았다"며 웃은 뒤 "많은 일이 있었다. 근데 내 장점은 좋은 것만 많이 기억한다는 거다. 안 좋았던 것, 슬펐던 것은 내 자체에서 필터가 된다"고 했다.

"지금 걸어온 길이 큰 굴곡 없는 것 같아도 세세하게 들여다 보면 작품마다 힘든 적이 있었고 '뮤지컬 정말 점점점', '저 사람 정말 점점점' 이러기도 했는데 크게 봤을 때는 나는 너무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요. 꿈을 너무 일찍 이뤄서 그로 인한 폐해가 있긴 했는데 저 역시 꿈을 이뤄가는 과정이 행복하고 열정이 제일 컸어요. 그 때 '내가 감사할 줄을 몰랐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뭐든지간에 '감사'라는 단어를 마음 속에 갖고 살기로 했죠. 계속 변화해 가는 쇼비지니스 엔터테인먼트 무대 속에서 저는 제가 갖고 있는 것에 감사해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공연시간 150분. 오는 2월 25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뮤지컬배우 정선아.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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