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김진성 기자] 삼성은 DB의 빈틈을 잘 노렸다. 결국 DB의 연승이 13에서 멈췄다.
DB 이상범 감독은 4일 삼성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이런 경기가 더 부담스럽다. 전날 전주에서 혈투를 치르고 왔다. 순간적으로 집중력, 긴장감이 풀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DB는 3일 전주에서 2위 KCC에 1점차 승리, 정규시즌 우승에 또 한 발 다가섰다.
특히 토종 에이스 두경민 없이 따낸 승리였다. 그만큼 다른 롤 플레이어, 외인 에이스 디온테 버튼의 에너지 소모가 심했다. 이 감독은 "경민이 없이 이긴 건 좋은 경험이었다. 하지만, 길어지면 좋을 게 없다. 버튼의 체력이 떨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버튼과 두경민은, 서로 경기운영과 해결사를 도맡으며 체력 세이브를 했다.
DB는 KCC와 혈투를 치르고 22시간만에 서울에서 또 다시 원정경기를 치렀다. 보통 주말 백투백 경기가 체력적 부담감이 가장 크다. 특히 지방~수도권, 수도권~지방으로 이어지는 주말 백투백이 가장 부담스럽다는 게 현장관계자들의 설명.
DB는 예상대로 움직임이 깔끔하지 않았다. 체력적으로 좋지 않았다. 특유의 풍부한 활동량이 표출되지 않았다. 패스게임과 스크린으로 찬스를 만들어도 슛 밸런스가 흔들려 빗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체력이 떨어졌다는 뜻.
삼성 이상민 감독이 빈 틈을 잘 노렸다. 삼성은 최근 문태영이 장기결장 중이다. 그리고 베테랑 김동욱마저 무릎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다. 이 감독은 아예 스몰라인업으로 나섰다. 이관희, 이동엽, 천기범을 동시에 선발명단에 넣었다.
스몰라인업은 제공권에서 어려움을 겪더라도 공간 활용에 의한 빠른 연계플레이, 얼리오펜스가 최대 장점이다. 삼성은 초반부터 이동엽과 천기범의 움직임이 깔끔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이동엽과 천기범의 패스를 받아 로드 벤슨을 상대로 연이어 점수를 만들었다. 벤슨은 라틀리프의 움직임을 제어하지 못했다. 박병우와 김현호도 이동엽과 천기범의 돌파를 제어하지 못했다. 체력적 부담이 드러났다. 디온테 버튼 역시 1쿼터 막판 마키스 머킹스를 완벽히 따라가지 못했다.
특히 삼성은 2쿼터 중반 이동엽의 활약이 돋보였다. 라틀리프의 패스를 받아 연이어 3점포를 터트렸다. DB는 슈팅능력이 좋지 않은 이동엽을 느슨하게 마크하면서 라틀리프, 커밍스 수비에 집중했다. 그러나 이동엽이 두 차례 연속 3점포로 응수했다. 이후 커밍스의 앨리웁 덩크슛 라틀리프의 중거리포를 도왔다.
군 복무를 마친 장민국은 김동욱 자리에서 김태홍을 충실히 막았다. 공격에서도 무리한 외곽슛을 지양하고 드라이브 인과 스탑 뱅크슛으로 점수를 만들었다. 전반전 종료 직전 터트린 정면 뱅크슛은 백미였다.
DB의 3점포가 3쿼터에 본격적으로 터지기 시작했다. 버튼, 박병우, 서민수가 잇따라 패스게임에 의해 외곽포를 꽂았다. 하지만, 삼성은 라틀리프와 커밍스를 앞세워 위기를 넘겼다. 14점 리드로 4쿼터에 들어갔고, 4쿼터 중반까지 버텼다.
그래도 DB는 DB였다. 4쿼터에 서서히 전열을 정비했다. 버튼과 윤호영의 3점포가 잇따라 터졌다. 삼성의 외곽 로테이션에 균열이 생겼다. 하지만, 삼성은 끝내 무너지지 않았다. 이동엽과 장민국의 과감한 드라이브 인과 외곽포가 나왔다. DB 박병우, 김태홍, 윤호영 등의 발이 삼성 국내선수들을 따라가지 못했다.
삼성은 DB의 백투백 어려움을 철저히 파고 들었다. 6강에서 사실상 멀어졌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1승이었다. 이동엽, 천기범 등 젊은 가드들의 집중투입으로 스피드로 승부를 걸어 재미를 봤다. 장민국도 김동욱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곧 삼성의 미래를 의미한다.
DB는 13연승으로 잘 달려왔다. 두경민 없이 백투백은 체력적 어려움이 컸다. 이날 졌다고 선두를 위협받는 것도 아니다. 하루 쉬어가는 게임이라고 보면 된다.
[이동엽. 사진 = 잠실실내체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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