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토종 좌완 빅4. 올 시즌 최강자는 누구일까.
2018시즌 KBO리그에는 순위다툼을 떠나 강력한 볼거리가 한 가지 있다. 토종 좌완 에이스들의 진정한 승부다. 최근 몇 년간 꾸준히 활약했던 양현종(KIA), 장원준(두산)에 이적 후 자리를 잡은 차우찬(LG)이 있다.
그리고 팔꿈치 수술로 2017년을 쉰 김광현(SK)이 돌아온다. 양현종, 장원준, 차우찬, 김광현은 좋든 싫든 올 시즌 내내 직, 간접적으로 비교된다. 이들의 활약에 소속팀의 운명까지 달라질 수 있다. 1~2선발이다. 매우 중요한 자원들이다.
드러난 실적만 보면 최근 2~3년간 양현종과 장원준을 따라올 투수는 없다. KBO리그 토종 선발투수들 중 가장 꾸준히,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장원준은 두산 이적 후 3년 연속 12승, 160이닝 이상 소화했고, 8년 연속 10승, 100탈삼진을 뽑아냈다.
양현종도 2014년부터 최근 4년간 61승을 쓸어 담았다. 작년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MVP에 골든글러브까지 받으며 투수로서 정점을 찍었다. 과거 부상과 기복 등 부침이 있었지만, 현재의 양현종은 내구성과 구위, 경기운영능력 모두 리그 최상위급이다.
스프링캠프 행보는 약간 다르다. 양현종은 2월 23일 요코하마전 2이닝 무실점, 1일 한화전 3이닝 무실점으로 쾌조의 행보다. 이 시기에 3이닝을 던졌다는 건 그만큼 페이스가 좋다는 방증이다. 반면 장원준은 2월 28일 오릭스전 2이닝 2피안타 2실점으로 숨을 골랐다.
각자의 루틴으로 순조롭게 시즌을 준비하는 건 틀림 없다. 올 시즌에도 KIA와 두산은 작년처럼 상위권 다툼이 유력하다. 두 에이스는 작년 한국시리즈 2차전서 피 튀기는 맞대결을 벌였다. 야구 팬들은 올 시즌에도 상위권 순위다툼 길목에서 두 사람의 명품 맞대결을 기대한다.
김광현과 차우찬은 도전자들이다. 차우찬은 LG에서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다. 10승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 3.43으로 괜찮았다. 올 시즌에는 삼성 시절 함께했던 류중일 감독이 부임, 차우찬으로선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고 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 다만, LG의 전력이 현실적으로 KIA, 두산보다 살짝 떨어지는 건 차우찬으로선 부담이다.
김광현은 최근 가장 놀라운 행보다. 2월 28일 요코하마전서 2이닝 2피안타 무실점했다. 이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패스트볼 최고구속이 152km까지 나왔다는 게 고무적이다. 팔꿈치 수술 후 1년 정도 지났다. 올 시즌 SK는 김광현의 이닝, 투구간격을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다. 토미 존 서저리는 2년 후 본 궤도에 올라온다는 게 일반적이다. 분명 김광현의 페이스는 기대이상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다. 김광현의 페이스가 다시 떨어질 수도 있고, 막상 풀타임 선발시즌을 보내다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SK로선 지금까지의 상황이 만족스럽다. SK는 김광현이 제한적인 상황서 최상의 퍼포먼스를 발휘하면 다크호스로 군림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양현종과 장원준이 올 시즌에도 꾸준한 기량을 발휘하고, 김광현과 차우찬이 제 궤도에 오른다면, 그 과정에서 네명의 좌완이 수시로 맞대결을 벌인다면, 그보다 더한 흥미거리는 없다. 넷 다 디셉션과 경기운영능력이 좋다. 양현종과 장원준이 차분하다면, 김광현과 차우찬은 상대적으로 와일드한 투구폼이 돋보인다.
올 시즌 토종 좌완 빅4의 승자는 누구일까. 그리고 이들의 시즌 중 맞대결이 성사될까. 야구 팬들은 감독들이 의도적으로 이들의 맞대결을 피하지 않기를 바란다.
[양현종과 김광현(위), 장원준(가운데), 차우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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