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나는 집이 없는 게 아니라 여행 중인 거야."
광화문시네마의 신작 영화 '소공녀'(감독 전고운 배급 CGV아트하우스)는 지난해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CGV아트하우스상,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하고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다.
'청춘 판타지'라고 영화의 장르를 소개했지만 이는 다큐에 더욱 가까운 현실감 높은 작품이다. '소공녀'는 일도 사랑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현대판 소공녀 미소의 일상을 담담하지만 날카롭게 그린 작품이다. 미소 역에는 이솜, 그의 남자친구 역에는 안재홍이 맡았다.
하루가 멀다하고 치솟는 집값에 미래나 꿈은 사치인 미소는 하루살이 인생을 살아간다. 그저 마음편히 발 뻗고 살 수 있는 방 한 칸을 위해 떠나는 미소의 여정은 짠내나고 슬프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발버둥친다.
그런 미소에게도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준말 신조어)이 있었으니 위스키와 담배다. 2014년까지 2천원 대였던 담배는 2015년 새로운 해가 밝아오자 2천원이 인상됐고, 가사도우미 일을 하면서 마이너스 인생을 벗어나지 못한 미소는 위스키와 담배를 포기할 수 없어 결국 집을 포기한다.
그에게 집보다 소중한 건 남자친구 한솔과 위스키, 담배다. 남자친구와 실컷 사랑하고 싶지만 뽀뽀가 전부이고, 그 이상의 스킨십은 난방이 안되는 집인 터라 "봄에 하자"고 말해야하는 웃픈 현실에 맞닥뜨린 청년들. 그렇다보니 현실을 반영한 것 같은 캐릭터들의 면면에 객석에서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공감의 탄식과 웃음이 터져나온다.
미소는 아무리 힘든 순간 속에서도 이름처럼 웃음을 잃지 않는다. 영화 티켓을 구하기 위해 헌혈을 하고 길거리데이트를 즐기는 미소의 일상은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그러면서도 보증금 500만원, 월세 25만원의 쓰러져가는 옥탑방에 "운동이 필요없는 집"이라고 말하는 부동산 관리인의 말은 그저 허탈하게 웃을 수만은 없는 우리네 현실을 잘 반영한 씁쓸한 N포세대의 이야기다.
어딘가에서 여행 중인 '미소'들에게 바치는 영화이자,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살기 좋아지길 바라는 신인감독 전고운의 바람이 간절히 담아있는 작품이다. 오는 22일 개봉.
[사진 = CGV아트하우스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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