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구' 62년 연기경력 이순재, 노개런티 이유있다 (종합)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배우 이순재가 노개런티로 '덕구'에 나섰다. 그의 또 다른 도전이다.

14일 오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덕구'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이순재, 정지훈과 정수인 감독이 참석했다.

'덕구'로 데뷔한 방수인 감독은 "데뷔를 하면서 정말 대선배인 이순재 선생님과 정지훈을 캐스팅해서 영광이었다. 단순히 노인이 아닌, 고집스럽고 평범하면서도 세월을 한 몸에 겪은 캐릭터가 필요했다. 이순재 선생님을 생각하면서 집필했다. 시나리오를 드리자마자 선뜻 응해주셔서 기뻤다"라고 밝혔다.

이순재는 노개런티로 '덕구'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우리 또래가 되면 주인공 역을 맡기가 드물다. 병풍 노릇을 해야하는데, 모처럼 내가 90% 감당해야하는 작품이니까 하게 됐다. 시나리오를 보니까 앞뒤가 잘 맞고, 확신을 갖고 참여하게 됐다. 조건없이 참여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순재는 "열심히 하고 빛을 내는 보람이 있다. 영화 뿐만 아니라 연극을 하면, 다른 것들을 생각하면 연극을 할 수 없다. 연극을 할 때도 출연료 약속을 안 한다. 그건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다. 돈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어서 기꺼이 참여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순재와 호흡을 맞춘 아역배우 정지훈은 "처음에는 이순재 할배가 좀 무서웠다. 엄할 것 같았는데 촬영장에서 함께 연기를 해보니까 정말 내 할아버지 같았다. 그리고 그 때 생각해낸게, 촬영장을 가면 나는 감독님에게 연기 지도를 받고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선생님은 암기를 계속 하더라. 처음에는 '안 외우셨나' 했는데 외웠는데도 계속 하시는 거였다"라며 인상깊었다고 밝혔다.

방수인 감독은 이순재와의 첫 촬영 에피소드를 전하며 "문지방에 넘어지셨다. 너무 놀라서 다리를 잡았는데 부어서 푹 올라오더라. 피가 나셨다. 거기서부터 머릿 속이 하얘지면서 너무나 죄송한 마음에 눈물이 났다. 첫 촬영이었는데 눈물을 흘렸는데 갑자기 아이들이 울고 스태프들이 울더라. 갑자기 눈물바다가 됐다"라며 "그런데 이순재 선생님이 '아니야 괜찮아. 다리 안 부러졌어'라고 했다. 그런데 그 말씀이 더 죄송스럽더라.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어른도 아이를 안고 뛰어오르기가 쉽지 않은데 힘들다고 말씀도 없으셔서 너무 죄송했다"라고 전했다.

'덕구'는 어린 손자와 살고 있는 할배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이야기다. 내달 5일 개봉.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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