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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한국 공포 영화는 뻔하다?", '곤지암'은 다르다. 극강의 공포심을 선사하는 '체험 공포물'이라는 새 장르의 탄생은 정범식 감독이기에 가능했다. 참신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최근 언론 시사회, 유료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곤지암'. 그 이후 정식 개봉도 전부터 온라인상이 '곤지암' 관람 후기로 떠들썩하다. '리얼 라이브 호러쇼'로 공포물 마니아들의 취향을 저격, '무섭지 않다'는 언행불일치 허세 후기 인증이 쏟아질 정도다.
"'한국 호러물은 뻔하지'라며 안 본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는데, 한번 보시고 판단해주시면 어떨까 싶다"라고 자신했던 정범식 감독. 역시 공포물의 대가다운 이유 있는 자신감이었다.
정범식 감독은 CNN 선정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장소 중 한 곳인, 곤지암 정신병원을 모티브로 영화를 제작했다. 이곳에서 7인의 공포 체험단이 겪는 기이하고 섬뜩한 일을 담았는데, 기존의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을 활용하면서도 차별화를 꾀해 생동감을 한층 살릴 수 있었다.
출연진이 영화의 99% 이상을 직접 촬영, 1인칭 시점을 제대로 표현했다. 관객들을 제8의 멤버로 만들며 마치 '곤지암'에 갇힌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공포 체험단에 이입시켜 몰입감을 최고치로 끌어올린 덕에 러닝타임 내내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배우들은 얼굴이 보이는 페이스캠, 시점이 잡히는 POV캠 그리고 핸디캠을 들고 현장 곳곳을 누볐다고. 곤지암의 으스스한 현장을 기괴하게 담아내며 불안감을 고조시키는데 일조했다.
정범식 감독은 "할리우드 페이크 다큐 영화를 보면 극 중 인물이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는 방식이 꽤 있다. 그런데 그것을 답습하면 변별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고민하다가 배우분들한테 실제 카메라를 장착시켜 찍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배우분들이 훈련을 통해 직접 촬영했고 이것으로 영화의 99% 이상을 채웠다. 모두 배우들이 찍은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라며 "날것처럼 나왔지만 치밀하고 철저한 계산 하에 촬영된 것"이라고 차별점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정범식 감독은 "사운드도 기존 호러 영화처럼 계속 시끄럽게 사용하지 않았다. '곤지암'엔 BGM을 배제했다"라며 "극 중 벌어지는 상황에서 나오는 현장음이 전부다"라는 시도를 전했다. 체험 공포물에 걸맞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더욱 쫄깃한 긴장감을 자아내는데 한몫했다.
특히 오직 신인 배우들로만 캐스팅, 보다 리얼함을 높였다. 위하준, 박지현, 오아연, 문예원, 박성훈, 이승욱, 유제윤 등 인지도가 전무한 신예들을 섭외하며 무모한 도전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정범식 감독은 우려를 뒤집었다. 이는 '곤지암'의 완성도를 더하는 신의 한 수로 작용한다.
정범식 감독은 "체험 공포의 생생함을 위해 일부러 신인 배우로만 섭외했다. 기존 배우들도 당연히 좋지만 그 뒤엔 전작의 이미지와 스타성, 아우라가 있지 않으냐. 그런 것들에 기대지 않고 순수하게 배우들이 느끼는 감정과 호흡, 캐릭터로만 승부를 보고 싶었다"라고 의도를 이야기했다.
'곤지암'은 오는 28일 개봉한다.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쇼박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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