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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주 김진성 기자] KCC다운 반격이었다. SK가 잘하는 걸 최대한 못하게 하니 승리가 찾아왔다.
KCC 추승균 감독은 2일 SK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차분하게 하자고 말했다. 우리가 할 것만 제대로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단순하지만, 맞는 말이다. KCC는 세트오펜스가 최대강점이다. 장점을 살려야 한다.
1~2차전 흐름은 대체로 비슷했다. SK 특유의 속공, 얼리오펜스가 승부처를 장악했다. KCC는 SK의 얼리오펜스에 대한 대응능력이 부족했다. SK는 리바운드를 잡은 뒤 첫 번째, 두 번째 패스의 신속함과 정확성이 리그 최고수준이다. 물론 상대 턴오버에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턴오버를 범하거나 슛이 빗나가면 수비 밸런스를 곧바로 정비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KCC가 공격을 정확하게 전개하면 SK의 장점을 발휘할 기회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아무리 SK가 얼리오펜스에 강하다고 해도, 아웃 오브 바운드에 의한 인 바운드 패스에 의한 얼리오펜스 창출은 한계가 있다. 공격에 성공한 팀은 상대가 인바운드 패스를 하기 전에 수비 밸런스를 정비할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KCC는 안드레 에밋, 찰스 로드가 각각 테리코 화이트, 제임스 메이스에게 약했다. 그러나 이날은 아니었다. 에밋 특유의 리드미컬한 드리블에 의한 훅슛, 플로터가 연이어 림을 갈랐다. 로드는 메이스를 상대로 포스트업으로 점수를 쌓았다. 하승진도 마찬가지였다. 정확한 공격으로 5번이 약한 SK의 약점을 파고 들었다.
반면 SK의 출발은 최악이었다. 화이트와 메이스 모두 공격 정확성이 떨어졌다. 스크린과 패스게임에 의해 내, 외곽 찬스를 잡았지만, 오픈 슛이 잇따라 림을 벗어났다. 오히려 KCC는 역습, 손쉽게 점수를 만들었다. SK의 첫 득점은 힘겨웠다. 1쿼터 6분35초를 남기고 메이스의 레이업슛이었다.
KCC는 기대하지 않았던 송창용이 움직였다. 하승진의 골밑 득점을 도왔고, 반대로 하승진의 패스를 받아 위크사이드에서 골밑으로 과감히 침투, 파울을 얻어냈다. 엔드라인을 파고 든 뒤 리버스레이업슛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정현까지 개인기량으로 2쿼터 초반 연속득점, 완벽히 흐름을 장악했다. 7분38초전 37-16까지 달아났다.
SK는 김선형이 탑에서 스크린을 받은 뒤 3점포를 터트렸다. 외곽 숨통을 트면서,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김선형 특유의 속공 전개에 의한 안영준의 자유투 유도, 스틸과 안영준의 속공, 화이트와 메이스의 2대2에 의한 덩크슛, 김선형의 속공이 잇따라 터졌다. KCC는 흐름이 좋지 않자 1대1 공격에 의존했고, 추격을 허용했다. 결국 전반전 막판 안영준, 최준용의 리바운드 가담에 의한 득점, 메이스의 연속 골밑 득점으로 9점차까지 추격. KCC가 앞섰지만, SK가 전반전 막판 흐름을 탔다.
3쿼터는 초접전이었다. SK는 특유의 속공 위력을 살렸다. 그리고 안영준과 최준용의 공격리바운드 가담이 상당히 돋보였다. KCC 공격기회를 빼앗으면서, 흐름을 탔다. 안영준은 메이스의 패스를 컷인 득점으로 연결했다. 김민수가 5반칙으로 물러났지만, 안영준이 김선형의 패스를 속공 득점으로 연결했고, 스틸에 이어 최부경의 골밑 득점을 지원했다. 결국 3점차까지 육박.
KCC도 3쿼터 막판 김민구의 속공전개와 송창용, 송교창 등의 득점이 나왔다. 에밋도 3쿼터 종료 직전 득점을 만들며 한 숨 돌렸다. 역전 당하기 직전에 다시 흐름을 진정시키는 득점이었다. 결국 6점차 리드로 4쿼터에 들어갔다.
4쿼터 초반 에밋이 연속 득점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메이스의 좋지 않은 컨디션이 확인됐다. 전반적으로 슛 집중력이 떨어졌다. 쉬운 슛을 경기 초반부터 많이 놓쳤다. SK는 김민수의 5반칙 퇴장, 안영준의 4파울에 최준용마저 4쿼터 초반 40초만에 발목 부상으로 물러났다. 이후 재투입됐지만, 팀 전체적인 응집력은 떨어졌다.
8분15초전. SK는 메이스를 빼고 화이트를 넣었다. 그러나 한 번 끊긴 흐름을 다시 찾지 못했다. KCC는 에밋이 연이어 리드미컬한 스텝에 의한 골밑 득점을 올려놨다. SK 장신포워드들은 파울 부담으로 적극적인 수비가 쉽지 않았다. 화이트도 한계가 있었다. 에밋은 6분15초전에는 절묘한 페이크로 화이트를 제친 뒤 점수를 만들었다. 이정현도 노련하게 움직였다. 하승진을 활용, 안정적으로 점수를 만들었다. 3분30초전 로드, 2분50초전 이정현의 득점으로 13점차 유지. 승부를 갈랐다. KCC의 90-79 완승. 4강 플레이오프 2패 후 반격의 1승.
KCC가 SK가 잘하는 속공, 얼리오펜스를 100% 막을 수는 없다. 어느 팀이든 역습을 허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다만, 하승진, 로드 높이의 이점, 에밋과 이정현 등 개인기량이 좋은 선수들의 확률 높은 오펜스를 앞세워 SK 장점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다. 이날 그걸 보여줬다. 특히 1~2차전서 눈에 띄지 않았던 에밋이 이름값을 했다. 32점 5리바운드. 에이스 모드였다. 꾸준함이 필요하다.
반면 SK는 메이스의 컨디션이 1~2차전에 비해 나빴다. 골밑 슛을 너무 놓쳤다. 안영준과 최준용의 보이지 않는 분전이 있었지만, 파울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오픈 외곽포도 너무 놓쳤다. 결국 전반전 23점차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제 두 팀의 4강 플레이오프는 4차전으로 간다.
[에밋. 사진 = 전주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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