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그런 것들은 목구멍에 똥을 쳐넣어야 돼."
"도무지 예뻐할 수가 없어."
"당신 같은 자영업자가 문제야."
배우 김명민이 전매특허인 독설, 안하무인 캐릭터로 새로운 작품의 서막을 열었다.
2일 밤 방송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극본 백미경 연출 이형민) 1회에서는 같은 날 태어나 같은 날 교통사고를 당한 송현철A(김명민)와 송현철B(고창석)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엄청난 스펙을 바탕으로 은행 지점장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송현철A. 그는 TV 경제 전망 프로그램에서 기업회생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은행은 죽은 기업을 살리는 곳이 아니다"라는 독한 말을 거침없이 쏟아낼 정도로 냉정한 인물이었다.
늘 성공만을 바라보는 그의 곁에서 아내 선혜진(김현주)은 불행했다. 심지어 불륜까지 저지르는 남편의 돈을 거부하고 마트에서 일을 하며 돈을 버는 선혜진. "내 명예를 떨어트리니 마트 일을 그만두라"며 윽박을 지르는 송현철에게, 선혜진은 "당신이라는 남자는 끝없이 불안해. 난 스스로 자립할 거야"고 단호하게 받아쳤다.
이름은 물론 생년월일까지 같은 또 한 명의 송현철B이 같은 시간 살아가고 있었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중국집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그. 소박하지만 본인의 중국집을 인수하는 꿈을 이뤄가는 그의 곁에서 아내 조연화(라미란)와 딸 송지수(김환희)는 행복했다. 같은 것은 이름과 생년월일 뿐 이들의 삶은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은행에서 이뤄졌다. 송현철B는 중국집 인수를 위해 은행 대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착오가 발생했고, 이 모습을 목격한 송현철A는 "당신 같은 자영업자가 문제야. 능력만큼만 대출을 받아야지"라며 모멸적인 언사를 쏟아냈다.
그리고 다음날, 각자의 용무를 위해 이동하던 두 사람은 한 날 한 시에 똑같이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고 후 송현철B는 금방 깨어났지만, 송현철A는 끝내 숨을 거뒀다. 그 순간 동명이인을 착각한 신(神) 아토(카이)의 실수로 갑작스럽게 송현철B도 세상을 떠났다. 실수로 영혼이 된 송현철B. 그는 송현철A의 몸으로 부활했다.
'우리가 만난 기적'은 방송 전부터 '연기의 신'으로 불리는 김명민이 2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작품으로 관심을 모았다. 역시나 그의 연기력은 명불허전이었다.
특히 '베토벤 바이러스', '하얀거탑' 등의 전작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긴 독설가, 비호감 연기는 이번 '우리가 만난 기적'에서 송현철을 만나 한층 강해졌다. 성공만을 바라보며, 주변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고, 약한 이들을 멸시하는 송현철A의 성격은 "그런 것들은 목구멍에 똥을 쳐넣어야 돼", "도무지 예뻐할 수가 없어". "당신 같은 자영업자가 문제야" 등의 독한 대사와 맞물려 더욱 명확하게 표현됐다.
더불어 1회에서 나타난 송현철A의 모습은 앞으로 김명민이 연기할 송현철B의 180도 다른 캐릭터에 더욱 극적인 재미를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