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언젠가 김경문 NC 감독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감독은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사람이다"
천재가 아니고서는 선수가 성장하고 기량을 만개하는 것이 하루 아침에 이뤄질 수는 없는 법. 그래서 감독은 선수가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장하기까지 기다림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NC는 이미 김 감독이 기다림의 미학을 발휘한 여러 선수들의 성장으로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란 성과를 거뒀지만 올해도 김 감독의 기다림은 계속된다.
지난 해까지 NC의 안방을 지켰던 김태군이 경찰청으로 입대하면서 주전 포수 자리에 공백이 생긴 NC는 올해 미국 마이너리그 경력이 있는 신진호와 한화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정범모에게 안방을 맡기고 있다.
현재까지는 신진호가 먼저 마스크를 쓰고 정범모가 뒤를 받치는 형태를 띄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정범모는 시범경기 기간에 트레이드로 합류했기에 NC 투수들의 성향을 좀 더 파악할 시간이 필요하다.
겨우내 NC의 스프링캠프에서 투수들과 호흡을 맞춘 포수는 신진호였다. 김 감독은 "그래도 스프링캠프 동안 투수와 호흡을 맞춘 것이 있는데 투수들도 혼란스러울 수 있다"며 일단 신진호에게 기회를 주는 이유를 말했다.
그런데 신진호도 KBO 리그에서는 풀타임 주전 포수로 뛰었던 경험이 부족한 탓인지 아쉬운 장면을 만들기도 한다. 지난 5일 마산 삼성전에서는 포스아웃 상황에 홈플레이트를 밟지 않고 태그 플레이를 시도하다 점수를 내줬고 7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스트라이크 낫아웃 상황에 자신이 흘린 공을 찾는데 헤매다 타자 주자를 1루로 내보내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곧바로 신진호를 교체하지 않았다. 신진호도 5회초 중전 적시타로 KBO 리그 데뷔 첫 타점을 신고하면서 실수를 만회하려 했다.
김 감독은 신진호에 대해 "결국 이것 저것 다 해보면서 경험해봐야 하지 않나. 경험은 자양분이 된다"라며 경험이 쌓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물론 신진호가 가진 장점도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던 경험이 있어 두 외국인투수인 왕웨이중-로건 베렛 원투펀치와 호흡에서도 장점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수 출신인 김 감독은 팀에서 주전 포수를 키우는데 어떠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얼마나 시간이 필요한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지도자다. 그래서 김 감독은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신진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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