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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칸(프랑스) 김나라 기자] 배우 황정민이 영화 '공작'에서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의 안기부 스파이 역할을 소화한 소감을 밝혔다.
12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1회 칸영화제에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초청작 '공작' 주역들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윤종빈 감독과 출연 배우 황정민, 주지훈, 이성민 등이 참석해 국내 취재진과 마주했다.
황정민은 극 중 스파이의 복합적인 초상을 그려내야 하는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했다. 한국 첩보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공작전을 수행해낸 스파이, 암호명 '흑금성'으로 변신한 황정민. 평범한 사업가 박석영으로 신분을 위장한 채 서글서글한 모습과 남북 냉전의 특수성 하에서 북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생기는 인간적인 고뇌까지 그렸다. 두 얼굴을 오가며 '공작'의 긴장감을 책임졌다.
황정민은 "박석영이라는 인물의 딜레마가 곧 인간 황정민의 딜레마일 수도 있고 국민의 딜레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더 잘 알려주고 싶었다"라며 "이데올로기 안에서 우리가 잘못 교육을 받고 있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저한테 굉장히 중요한 숙제였다"라고 말했다.
캐릭터에 깊이 빠져든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박석영은 물론, 국가를 위해서 살지만 직업이 스파이니까 그 특수성에서 오는 딜레마가 있었다. 이를 북한 외화 벌이의 총책임자인 리명운을 통해 느끼고 해결하게 된다"라며 "나 역시 배우로서 딜레마를 갖고 있다. 연기를 잘하고 있는 건지, 이게 맞는 것이지도 그렇고 만약 배우를 안 하고 살면 뭐하고 살지? 등의 고뇌 말이다. 이런 것들과 겹쳐져서 재밌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황정민은 "난관에 봉착할 때, 힘들 때 늘 하는 다짐이 있다. 거짓말하지 말고 진실하자. 무슨 일이든 정직하게만 하면 당장은 모르겠지만 나중에 분명 빛을 발할 거라고 늘 스스로에게 이야기한다. 그래서 흑금성 캐릭터 역시 기존에 나왔던 첩보물에서 만들지 말고 그냥 내가 처음 대본을 읽고 느낀 감정으로 정직하게만 하자 생각했었다"라고 밝혔다.
1인 2역의 차별점이 된 사투리는 황정민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1인 2역을 어떻게 하면 잘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사투리가 있더라. 그래서 윤종빈 감독님한테 박석영이 사투리를 썼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제가 경남 마산 출신이다. 그간 다수의 작품에서 경상도 사투리 연기를 많이 보여줬었는데 비슷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지만 '공작'에선 새로운 질감을 느낄 수 있겠다고 봤다"라고 얘기했다.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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