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루틴대로 간다."
최근 KBO리그에서 최고령 세이브 기록이 두 차례 새롭게 쓰였다. (만41세 11개월11일) 주인공은 모두 KIA 임창용이었다. 13일 대구 삼성전 1이닝 1볼넷 무실점, 15일 고척 넥센전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했다.
김세현이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다. 김기태 감독은 통산 256세이브의 임창용에게 마무리를 맡겼다. 처음에는 집단 마무리를 선언했으나 15일 경기를 앞두고 임창용으로 못박았다. 그러면서 "대단하다"라고 극찬했다.
김 감독이 극찬한 이유는 언제나 한결 같은 임창용의 성실한 경기 준비였다. 그는 "지금도 그라운드에서 가장 늦게 (덕아웃으로) 돌아온다"라고 말했다. 임창용은 기본적으로 유연성이 뛰어나다. 그리고 철저한 러닝과 스트레칭으로 회복 및 컨디션 관리를 잘 하는 스타일이다.
그동안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다. 삼성, 야쿠르트 시절 많이 던진 후유증으로 토미 존 서저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팔꿈치 외에 큰 부상을 입은 적은 없었다. 1995년부터 24년 연속 현역으로 활동하는 건 이유가 있다.
예전처럼 150km대 중~후반의 빠른 볼을 던지지는 못한다. 그러나 최근에도 140km 후반의 패스트볼을 꾸준히 던진다. 김 감독도 "삼성전서 149km가 찍혔다"라고 놀라워했다. 전반적으로 평균 구속은 1~2년전 보다 1~2km 더 나오는 느낌이다.
16일 고척 넥센전을 앞두고 만난 임창용은 "작년에도 지금처럼 잘 나왔다"라고 웃은 뒤 "아무래도 캠프를 제대로 소화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임창용은 2016년 KIA 복귀 후 불법도박에 따른 징계를 받느라 스프링캠프를 소화하지 못하고 개인훈련만 했다.
2017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참가를 위해 KIA 캠프 도중 대표팀 캠프로 넘어갔다. 아무래도 긴 호흡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소속팀과는 달리 눈 앞에 다가온 국제대회를 준비하는 대표팀 캠프는 투수 개개인이 필요한 훈련을 충분히 소화하긴 힘들다.
그러나 올 시즌 임창용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완주했다. 다치지도 않았고, 자신의 루틴대로 충분히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는 "캠프에서부터 내 루틴대로 훈련을 했고, 지금도 변함 없다. 루틴대로 간다"라고 말했다.
마무리를 맡은 지금이나, 셋업맨으로 뛰던 작년이나 경기 준비와 훈련 스케줄에 차이가 없다는 게 임창용 설명이다. 자신의 루틴만 확실하게 지킨다. 세월이 흐르면서 구속이 떨어졌지만, 그조차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는 "투수가 구속이 아무리 나와도 맞을 수 있다. 중요한 건 멘탈이다. (충격을) 털어낼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산전수전에 공중전을 겪으면서 숱한 실패를 경험해봤기에 할 수 있는 코멘트다.
임창용은 1997년과 1998년에도 26세이브, 34세이브로 해태 마무리 역할을 수행했다. 20년이 흐른 지금, 풍파도 많이 겪었지만, 타이거즈 마무리는 그대로 임창용이다. 경험을 통해 체득한 자신만의 루틴으로 그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다.
김 감독은 "젊은 투수들이 베테랑들을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임창용의 위상을 넘지 못하는 젊은 불펜 투수들이 새겨야 할 말이다.
[임창용.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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