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영화 ‘독전’의 이해영 감독은 이제 막 인생 2막을 열었다. 29살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해 ‘품행제로’ ‘26년’ 각본, ‘아라한 장풍 대작전’ 각색, ‘천하장사 마돈나’ ‘페스티벌’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연출까지가 1막이라면, ‘독전’부터 2막의 커튼을 올렸다.
“20대 후반에 작가로 데뷔한 뒤부터 ‘경성학교’까지 관성의 에너지로 왔어요. 내가 갖고 있는 근육만 쓴거죠. 어떤 틀이 생겼다고 할까요. 관성을 끊고 싶었어요. 기존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영화를 하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는데, 마침 용필름의 제안이 왔어요. 범죄영화 장르 팬이었거든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내가 잘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강렬하게 들더군요. 읽자마자 하겠다고 연락했죠.”
‘독전’은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전쟁을 그린 범죄극이다. 의문의 폭발 사고 후, 오랫동안 마약 조직을 추적해온 형사 원호(조진웅)의 앞에 조직의 후견인 오연옥(김성령)과 버림받은 조직원 락(류준열)이 나타난다. 그들의 도움으로 아시아 마약 시장의 거물 진하림(김주혁)과 조직의 숨겨진 인물 '브라이언'(차승원)을 만나게 되면서 그 실체에 대한 결정적 단서를 잡게 되는 이야기다.
이 영화는 ‘데드풀2’를 꺾고 이틀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관객은 빠른 전개의 속도감과 배우들의 열연에 높은 점수를 줬다.
“처음 시작하는 순간부터 한 호흡으로 달려가는 속도감이 있어야만 했어요. 휘몰아치면서 끝까지 달려가는거죠. 짧은 시간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중간에 여지를 두는게 어려운 영화였어요.”
이 영화는 두기봉 감독의 ‘마약전쟁’(2014)를 원작으로 삼았다. ‘친절한 금자씨’ ‘박쥐’ ‘아가씨’ ‘비밀은 없다’의 정서경 작가가 각본을 썼다. 이해영 감독은 스타일리시한 연출력으로 영화를 밀고 나갔다.
“호텔에서 마약 거래하는 시퀀스만 유사한 설정이예요. 나머지는 달라요. 원작은 하드보일드한데, ‘독전’은 캐릭터가 더 많이 나오고 에너지가 발산하며 부딪히는 감정이 더 크죠. 원작을 염두에 두고 연출하지 않았어요.”
주인공 원호 역에 조진웅을 떠올렸다. 매섭게 끝까지 전력질주할 것 같은 느낌이 좋았다. ‘독전’의 영어 제목은 ‘빌리버’, 즉 ‘믿는 사람’이다. 스스로 갖고 있는 신념을 믿고 집착하고 매달리는 사람의 이야기.
“무엇인가를 열심히 좇다가 뒤돌아보면 뭘 좇아갔는지 모르는 순간이 오잖아요. 결국 매달리기 위해 매달렸던 거죠. ‘독전’은 누군가를 응징하는 이야기가 아니예요.”
조진웅의‘포텐’이 언젠가 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감정을 눌러 더 강한 느낌을 표현하는 배우라고 설명했다. ‘퍼펙트게임’에서 조연으로 나왔을 때, 짧은 순간에도 강렬한 느낌을 줬다고 회고했다.
음악도 영화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달파란 감독과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클럽음악부터 클래시컬한 선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을 썼다. 저음으로 치고올라가는 느낌을 강조했다. 기술시사가 끝난 뒤에도 음향의 밸런스를 맞추며 완성도를 높였다.
감독 인생 2막을 연 그의 다음 작품은 무엇일까.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조지 밀러 감독의‘괴팍한 에너지의 늙음’을 동경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그의 꿈은 유효하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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