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습득력이 좋다."
kt 신인 강백호의 지난 2개월간 타격 그래프는 V에 가깝다. 데뷔와 동시에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개막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트린 최초의 고졸신인으로 기록됐다.
우완 정통파 헥터 노에시(KIA), 좌완 장원준(두산), 우완 사이드암 김주한(SK) 등 유형도 이름값도, 가리지 않았다. 심지어 9회초에 대타로 등장해 상대 마무리투수에게 동점 2루타를 뽑아내기도 했다. 여기저기서 역대 최고수준의 타격재능이라고 극찬했다.
그러나 신인은 신인이었다. 4월 17일 SK전 2안타를 끝으로 애버리지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4월 18~19일 SK전서 연이틀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29일 KIA전까지 4월 마지막 11경기서 37타수 6안타 타율 0.162.
5월에도 중순까지 부진이 이어졌다. 4일 넥센전, 10일 삼성전서 2안타를 때렸으나 5월 첫 12경기서 34타수 7안타 타율 0.206에 머물렀다. 상대 팀들이 강백호에 대한 데이터를 갖기 시작하면서 대응책을 찾았다. 강백호는 장기레이스가 익숙하지 않다. 상대의 대응에 응수하는 임기응변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수비 불안으로 지명타자로 나선다. 그래도 지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5월 20일 NC전 6타수 5안타 4타점 3득점을 시작으로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5경기 연속안타를 쳤다. 26일 LG전서 무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27일 LG전과 29일 삼성전서 안타생산을 재개했다. 특히 삼성전서는 4안타를 몰아쳤다.
결국 최근 10경기서 40타수 16안타 타율 0.400 3홈런 10타점. 애버리지도 2할9푼에 근접한 위치(0.287)까지 올라왔고, 데뷔 첫 시즌 10홈런에도 단 2개만 남겨뒀다. 강백호도 뭔가 대응책을 찾았다는 뜻이다.
김진욱 감독은 1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백호가 습득력이 좋다"라고 말했다. 코치나 선배들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좋다는 의미. 김 감독은 "백호가 최근 변화구를 제자리에서 친다. 상체가 뒤에서 흔들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변화구 공략능력이 좋아졌다는 진단이다. 대응할 수 있는 구종이 많을수록 애버리지도, 장타생산에도 유리하다.
여전히 과제는 있다. 수비다. 주로 지명타자로 기용되는 이유다. 시즌 초반 외야수로 기용됐으나 몇 차례 불안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기술훈련은 마무리훈련에서 가장 많이 한다. 백호는 신인이라 작년 마무리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그래서 스프링캠프에서 수비훈련을 많이 했다. 사실 훈련보다는 살아있는 타구를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다"라고 낙관했다. 김 감독 말대로 일반적으로 수비력은 실전경험이 쌓이면 향상될 수 있다.
다만, 김 감독은 강백호를 향한 안타까운 마음도 있었다.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리자 엄지손가락 통증으로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전과 1일 인천 SK전서 연이틀 결장했다. 김 감독은 "잘 맞고 있었는데 빠지니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이 역시 장기레이스에 익숙하지 않은 신인에겐 일종의 통과의례다. 극복해야 한다. 부상으로부터 자유로운 야구선수는 없다.
[강백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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