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속임수다. 속 시원하게 말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해달라. 뭐라고 정확히 말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우리 패턴을 준비하고 연습하고 있다. 로드맵대로 잘 되고 있다”
볼리비아와 평가전에서의 답답한 경기력에도 신태용 감독은 모든 패를 다 꺼내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상대국들에게 정보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또’ 전력을 꼭꼭 숨겼다고 말했다.
스쿼드상으로 신태용 감독이 숨긴 포지션은 두 곳이다. 하나는 손흥민 대신 황희찬과 투톱을 이룬 ‘장신 공격수’ 김신욱이고, 다른 하나는 이재성 대신 이승우와 측면에 선 문선민이다. 신태용 감독은 “김신욱 선발은 ‘트릭(속임수)’였다”고 말했다. 또 “이승우와 문선민이 선발로 나왔을 때 움직임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표팀은 등번호까지 섞어가며 전력을 최대한 숨겼다. 손흥민이 19번을 달았고 이재성은 25번이었다. 주장 기성용도 22번을 사용했다. 여기에 김신욱, 문선민을 선발로 내보내 상대가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완전히 숨긴 건 아니었다. 교체를 보면 신태용 감독이 숨긴 ‘진짜 패’가 조금은 보인다.
득점 없이 전반이 끝나자 신태용 감독은 문선민, 골키퍼 김승규를 불러 들이고 이재성, 김진현을 투입했다. 이재성은 4-4-2 포메이션으로 부상으로 낙마한 권창훈이 뛰던 오른쪽 날개가 유력하다. 문선민이 선발로 나왔지만, 본선에서는 ‘조커’에 무게가 실린다.
그리고 15분 뒤에는 이승우가 나오고 손흥민이 들어갔다. 본래 측면이 주 포지션이지만 앞선 온두라스, 보스니아와의 국내 평가전에서 손흥민은 최전방에 섰다. 신태용 감독이 손흥민 활용법을 두고 다시 고민에 빠진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신태용 감독도 “이승우와 문선민이 선발로 나왔을 때 어떤 움직임을 하는지 보고 싶었다. 생각해보고 싶은 것이 있어서 선발로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이 들어오고 9분 뒤에는 기성용과 장현수를 동시에 불러 들였다. 미드필더와 수비의 핵심 선수인 두 선수를 불러 들인 건 체력 안배 차원이 크다. 동시에 그들을 대신한 구자철과 윤영선의 경기력을 점검해보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또 10분이 흐르자 신태용 감독은 김신욱을 빼고 김민우를 투입했다. 그리고 왼쪽에 있던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올라가 황희찬과 투톱을 이뤘다. 박주호의 왼쪽 풀백 복귀로 애매해진 김민우를 전진시켜 측면 활용 범위를 더욱 넓히겠단 복안이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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