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김종국 기자]월드컵 분위기와 거리가 멀어 보였던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러시아는 15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전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월드컵 개최도시 답지 않게 차분한 분위기였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월드컵 개막전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달아 올랐다.
축구대표팀이 베이스캠프로 삼고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선 16일 자정 열리는 모로코와 이란의 맞대결을 포함해 조별리그 4경기가 열린다. 반면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전체적인 도시 분위기는 월드컵 개최 도시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공항에서부터 월드컵과 관련된 광고판이나 조형물 등을 찾기 어려웠고 시내 중심지인 플로샤드 보스타냐역 인근 대로변에는 관광객과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들로 혼잡했지만 월드컵과는 거리가 먼 일상적인 분위기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최대 상업지구가 위치한 곳이었지만 작은 월드컵 기념품 가게 하나만 있을 뿐이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심가에선 월드컵 개막전을 치르는 러시아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팬들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반면 월드컵 개막 다음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경기를 치르는 이란과 모로코의 팬들은 무리를 지어다니며 응원 구호를 외치는 등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마련한 팬페스트는 시내 중심가인 플로샤드 보스타냐역과 지하철역 한정거장 거리에 있는 코누셴나야 광장에 위치해있다. 시내 중심가를 조금 벗어나 팬페스트와 거리가 가까워질 수록 다양한 국가에서 월드컵을 위해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찾은 축구팬들의 모습이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모로코와의 대결을 하루 앞둔 이란팬들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에서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이란"을 외치며 기선을 제압하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경기를 하루 앞둔 모로코 팬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의 축구팬들이 조국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활보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팬페스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축구팬들의 열기가 달아오른 가운데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개막전이 시작된 이후에는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이날 경기서 러시아의 가진스키의 헤딩 선제골이 전반 12분에 터지자 팬페스트를 가득 메운 축구팬들은 응원의 강도를 높이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러시아의 체리세프의 추가골이 나오자 팬들의 함성은 더욱 커졌다. 전반전을 앞서며 마친 러시아는 후반전 들어 3골을 더 몰아넣으며 대승을 거뒀다.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대형 펍에서는 실제 경기장 못지 않은 큰 함성이 터져나오는 등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축구 열기로 빠져드는 모습을 보였다.
러시아는 월드컵 개최국이지만 러시아대표팀은 자국 팬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러시아는 A매치 7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을 보인 끝에 월드컵에 돌입해야 했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역대 최저인 70위까지 추락한 상황이다. 러시아 자국내에서도 조별리그 통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러시아는 개막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대파하며 월드컵 무대에서 16년 만에 승리에 성공한 가운데 대표팀의 시원한 승리는 러시아에서의 월드컵 열기를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됐다.
[환호하는 러시아팬(위) 월드컵 분위기와 거리가 먼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 중심가(가운데) 팬페스트에서 환호하는 팬(아래). 사진 = 김종국 기자, 김성진 기자 calcio@mydaily.co.kr]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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