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LG의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이 KBO리그 최다 안타 부문의 기록 보유자가 됐다.
박용택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1차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개인 통산 2319번째 안타를 때려냈다. KBO리그 최다 안타 부문 신기록이다.
경기 전까지 2317안타를 기록 중이었던 박용택은 첫 타석부터 안타를 신고했다. 0-2로 뒤진 1회말 1사 1루서 등장한 그는 볼카운트 0S2B에서 노경은의 142km 직구를 노려 우측으로 향하는 큼지막한 2루타를 때려냈다. 최다 안타 타이기록에 도달하며 양준혁과 어깨를 나란히 한 순간이었다.
역사는 4회에 만들어졌다. 3회 삼진으로 물러난 박용택은 5-7로 뒤진 4회말 1사 1, 2루서 등장, 롯데의 두 번째 투수 고효준의 123km 커브를 공략해 우측 깊숙한 곳으로 향하는 2타점 동점 2루타를 때려냈다. KBO리그 최다 안타의 역사가 새롭게 창조된 순간이었다. 박용택은 역대 7번째 1100타점에 도달하는 겹경사도 누렸다.
다음은 박용택과의 일문일답.
-신기록을 수립한 소감은.
“기록은 어쨌든 시즌 끝나기 전에 나오겠지만 기록이 나온 날 무조건 이겨야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초반 흐름이 어려웠는데 후배들이 너무 멋진 경기해줘서 평생 기억에 남을 경기를 했다.”
-2318번째 안타를 쳤을 때 느낌은.
“찬스가 아니었다면 신경이 쓰였을 것 같은데 2점 차 따라붙는 상황에 찬스가 찾아와 타석에서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2루 베이스를 밟고 ‘동점이 됐구나’, ‘오늘 경기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다. 마침 그 때 투수 교체가 됐는데 많은 분들이 떠올랐다. 원래 야구장에 부모님, 아내, 아이가 자주 안 오는데 오늘 가족들이 다 왔다. 장모님까지 오셨다. 좋은 모습 보여드려서 기분이 좋았다.”
-가장 기억나는 사람은.
“아마 야구계에서는 내가 이 기록을 깰 것이라고 단 한 명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서른 초반 쯤 김용달 코치님을 만났고 지금도 타격에 대해 자주 통화를 하고 가끔 뵙기도 한다. 내게 정말 단 한 명 스승을 꼽으라면 김용달 코치님이다.”
-부담은 없었나.
“이병규 형에게 농담 삼아서 잠실 6연전이니까 6연전 안에는 2개는 꼭 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오늘 내일 꼭 쳐야한다는 생각은 안했다. 단지 주말 경기 많은 관중들 앞에서 이기는 경기 속에서 치고 싶었다.”
-기록 수립 후 안타를 2개 더 쳤는데.
“앓던 이가 빠진 느낌이었다. 앞으로도 더 좋은 타격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안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안타는.
“첫 안타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인천 2002년 4월 경기였다. 그 때도 2루타였다.”
-양준혁 위원과는 무슨 이야기를 나눴나.
“선배님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영광스러운 자리에 선배님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더 해보겠다고 말했다.”
-3000안타 도전에 대한 생각은.
“처음 이야기했을 때는 농담으로 아셨을 것이다. 지금도 그러신 분들이 많을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정말 진지하게 말한 것이다. 분명 나이에 대한 부분도 있고 야구를 오래 하다보면 권태감이 생긴다고 들었다. 큰 목표를 갖고 야구를 하면 이런 것들이 덜하지 않을까 싶다. 하는 데까지 열심히 해보겠다.”
-이제 많은 동료들이 코치가 됐다.
“현역에서 나보다 나이 많은 타자는 박한이 형뿐이다. 예전보다 한이 형이 좀 더 잘하고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이형 말고도 베테랑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다들 정말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했으면 한다.”
-그 동안 파란만장했던 야구 인생이 떠오를 것 같다.
“그 동안 나만큼 많은 질타를 받았던 선수도 드물 것 같다. 그만큼 사랑도 많이 받았고 질타도 많이 받았다. 야구하면서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보는 것 같다. 이제 단 하나만 남았다. 17년 차이지만 올 시즌만큼 느낌이 괜찮은 시즌이 있었나 싶다.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전체 선수들이 자기가 하는 역할에 대해서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다. 감독님을 많이 만나봤지만 이렇게 역할 분담이 확실한 팀에서 해보는 건 처음이다. 기용에 대한 불만이 나오지 않는다. 정말 한마음으로 이기겠다는 생각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안타 기록을 넘어설 것 같은 후배가 있다면.
“사실 아무도 모른다. 양준혁 선배님도 은퇴할 때 내가 기록을 깰 것이라고 생각을 못하셨을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타격에 대한 철학을 설명해 달라.
“철학 자체가 모순이다. 타격은 정의를 내릴 수 없다. 정확한 답을 내릴 수도 없다. 타격은 그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도 40% 이상 할 수가 없다. 타격의 기본기, 타격의 방법 그런 건 없다. 5년 전만 해도 여러 가지 타격 매커니즘이 이해가 안 됐다. 입단 때도 말이 안 되는 기술들이 많았다. 또 앞으로도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양준혁 선배님 말처럼 변화에 빨리빨리 대응할 줄 알아야 한다.”
-은퇴를 생각한 적이 있나.
“은퇴를 생각해본 적은 전혀 없다.”
-양준혁 위원이 45세까지는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아마 그 때 되면 생각해볼 것 같다. 딱 그 정도 하면 좋을 것 같다.”
-이제 우승이 남았다.
“첫 번째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 우승을 하고 3000안타까지 치면 그 때 쉬고 싶을 것 같다. 우승하기 전에는 등 떠밀어도 못 나갈 것 같다. 우승할 때까지만 유니폼을 꼭 입게 해달라고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사실 고마운 친구가 한 명 있다. 전력분석하고 있는 서인석이란 후배인데 이 친구를 생각하면 울컥하는 마음이 든다. 힘들고 시행착오 겪을 때 친구들까지 데려와서 배팅볼을 던져준 친구다. 지금도 전력분석에서 많은 도움 주고 있다."
[박용택.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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