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한국산 히어로무비가 통할까. 박훈정 감독의 ‘마녀’는 가능성을 열었다. ‘마녀’는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극 후반부 휘몰아치는 통쾌한 액션이 관객을 사로 잡았다.
“아직 실감이 안나죠. 손익분기점이 230만명인데, 그 때 쯤 되면 마음이 편해질거예요. 속편을 만들 수 있는 의미있는 스코어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박훈정 감독은 “만화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어렸을 때 만화가가 꿈이었다. 그림 솜씨가 늘지 않았다. 친구들은 그의 이야기를 좋아했다. 만화가로 이루지 못한 꿈을 영화로 이룬 셈이다.
“‘프랑켄슈타인’에서 이야기 구조를 가져왔죠. 설정은 재팬니메이션으로 꽉 채웠고요(웃음). 독창적인 이야기는 아니예요. 이런 류의 이야기는 너무 많으니까요. 익숙하지만, 한국적 상황에 맞게 만들고 싶었어요.”
‘마녀’는 시설에서 수많은 이들이 죽은 의문의 사고가 발생하고, 그날 밤 홀로 탈출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살아온 고등학생 자윤(김다미) 앞에 의문의 인물들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액션이다. 앞 부분이 지루하다는 평이 있는 반면, 후반부 폭주하는 액션을 뒷받침하는 설정이라는 평이 맞서고 있다.
“액션신을 감춘 것은 예산 문제도 있었어요. 초반부터 액션신이 나오면 후반부는 더 버라이어티하고 거대해야하니까요. 60억 정도의 예산으로 할수 있는 최소한의 것들을 담기 위해 후반부에 액션을 집중시켰죠.”
‘혈투’ ‘신세계’에서 알 수 있듯, 그의 영화는 좁은 공간에서 액션이 펼쳐진다. ‘마녀’의 후반 액션신도 지하실에서 벌어진다. 그는 “어린 시절 홍콩영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 무의식 중에 표출된 것”이라고 했다.
시점이 뒤바뀌는 것도 특징이다. 각본을 쓴 ‘악마를 보았다’는 수현(이병헌)에서 경철(최민식)로 시점이 이동한다. ‘마녀’에서도 자윤의 시점이 후반부를 지배한다.
“흔히 봐왔던 시점이 아닐 수 있죠. 보편적으로 약자라고 생각한 사람이 진짜 약자가 아닐 수 있으니까요. 저는 ‘시선 비틀기’가 흥미로워요.”
자윤은 할리우드 히어로 뺨치는 능력치를 발휘한다. 도대체 자윤의 잠재력은 어디까지일까. 박 감독은 “거의 무한대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마녀’의 부제는 ‘Part 1. The Subversion(전복)'이다. 속편의 부제는 ’충돌‘이다.
“자윤의 이야기는 3부작으로 기획했어요. 다른 캐릭터도 2편 정도는 스핀오프로 만들 생각도 있고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까지는 아니지만, ‘마녀’로 끝까지 가보고 싶은 생각은 있어요. 지금은 마녀의 탄생기잖아요. 프리퀄이라고 생각해요. 2편 ‘충돌’이 만들어진다면, 더 거대한 세계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사진 제공 = 워너브러더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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