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윤정 "신인 땐 질문도 무서웠어요"
"작위적인 연기 싫어요"
"외모 득이죠, 예쁘다는 말 좋아요"
[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고윤정하면 떠오르는 키워드하면 "절세미인", "털털함", "중저음의 목소리" 등이 있다. "고윤정으로 산다는 건 어떤 기분인가요"라는 다소 난감할 수 있는 질문에서도 그의 털털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재밌는 것 같아요. 근데 보통 건너건너 이야기하지 대놓고 예쁘다고 하시는 분은 생각 보다 없어요. 연기든 뭐든 외모 덕분에 득을 많이 보고 있다고 생각해요. 연기 못해 보인다는 말보다는 예쁘다는 말이 좋잖아요. 되게 부끄러운데 좋아요."
고윤정은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만나 다양한 얘기를 들려줬다.
고윤정은 학창시절 예고 입시를 준비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고, 미술 공부를 7년 정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우연히 ‘대학 내일’ 잡지를 찍게 됐고, 현 소속사로부터 제의를 받은 뒤 연예계에 입문했다. 처음엔 연기 학원 비용을 벌기 위해 모델 활동으로 이어가던 중 처음으로 본 캐스팅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었다. 최종 후보 까지 갔지만 결국 떨어졌고, 진지하게 연기에 임하게 됐다.
그는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 오이영과 닮은 점으로 "의욕이 별로 없고 꽂히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하루에 5편씩 영화를 봤다'고 밝혔듯이 "하나에 꽂히면 몇 년을 파는 스타일"이라고 덧붙인 그는 "지금은 일에 꽂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본격적으로 그의 이름을 알린 드라마 ‘스위트홈’ 이후 영화 ‘헌트’, 드라마 ‘무빙’, ‘환혼 파트2’, ‘언슬전’, ‘이 사랑 통역 되나요?’ 등을 촬영했다. 말은 무심했지만 일은 누구보다 꾸준하게 달려왔다.
비전공자이면서 내향적인 성격이었던 고윤정은 신인시절 질문하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모르는 게 너무 많기도 하고 물어봐야 한다는 건 알았지만 그걸 질문했다가 혼나진 않을까 걱정했어요. 감독님이 선생님처럼 느껴져서 ‘이걸 왜 몰라?’라고 하실까 봐 질문을 하나도 못 했죠.”
2019년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이후 차근차근 단역 단계를 밟아온 고윤정은 ‘환혼 파트2’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고, ‘언슬전’에서는 어느덧 OBGY(산부인과) 레지던트 4인방 중 최고참에 이르는 경력을 쌓게 됐다. 주연을 맡으면서 많이 배웠다고 밝힌 고윤정은 가장 큰 변화로 현장에서의 경험과 선배들과의 호흡이었다고 말했다.
"정경호 선배님, 안은진 선배님을 보면서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어요. 선배님들은 후배 앞에서 실수해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으시더라고요. 오히려 빠르게 수용하고 현장을 이끄시는 모습이 멋있었어요. 신인 때는 감독님들이 저한테 실망할 거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르면 바로 물어보는 쪽으로 바뀌었어요."
다작을 통해 경력을 쌓아온 고윤정은 연기 철학에서도 한번 빠지면 끝까지 파고드는 성격이 드러난다.
"아직 제 연기의 매력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작위적으로 보이고 싶진 않아요. 시청자든 관객이든 납득이 돼야 공감이 생기니까요. 제가 먼저 캐릭터를 이해하고 확신을 가진 상태여야 한다고 생각해서 노력하는 중이에요."
매력적인 마스크와 이를 받쳐주는 연기력 덕에 로맨스물을 많이 했을 것 같지만 정통 로맨스는 처음이다. ‘환혼’과 ‘무빙’은 판타지가 주였고, ‘언슬전’ 역시 의학이 메인이었다. 로맨스 장르에 대해선 고윤정은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시청자들이 응원해 주고 반응을 보여줄 땐 정말 즐겁다"고 말했다.
그런 고윤정이 '이 사랑 통역 되나요?'를 통해 정통 로맨스를 찍는다. 벌써부터 그의 차기작이 기대되는 가운데 '나의 아저씨', '나의 해방일지' 등으로 추앙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박해영 작가의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도 차차기작으로 검토 중이다.
'언슬전'이 중요하게 그려낸 성장 서사처럼 질문도 무서워 못 하던 신인에서 "작위적이지 않게 연기하고 싶다"는 배우로 성장한 고윤정의 '슬기로운 배우생활'은 이제 시작이다.
김하영 기자 hakim01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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