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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역대급 폭염이 몰아치는 올 여름에 보기만 해도 시원한 무대가 펼쳐졌다.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연잎 무대’는 세상에서 가장 좁은 무대 공간이지만, 지켜보는 관객에게는 가장 큰 감동의 열린 무대였다.
지난 11일 전남 강진군 군동면 남미륵사. 이곳에서 연못, 연잎, 노래가 어우러진 아름댜운 무대가 펼쳐졌다. 전기 없이도 360도 회전이 가능한, 그것도 수중부양(水中浮揚) 천혜의 무대가 시선을 사로 잡았다.
남미가 원산지인 빅토리아연(蓮)이 만개하는 8월 중순이면 ‘남미륵사 빅토리아 연(蓮) 축제’가 열린다. 올해 특별히 탈랜트 겸 가수인 김성환과 ‘국민 안내양’ 가수 김정연이 등장했다. 바쁜 일정을 쪼개서 땅 끝 마을 강진을 찾은 두 사람은 남미륵사에 도착하자마자 무대에 올랐다.
바람이 불면 연잎이 자유자재로 이동한다.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수 없는 우리네 인생처럼, 연잎 무대는 자연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며 지구상 최고의 공연을 선사했다.
이동하는 무대에서 노래를 불러보기는 처음이라는 김정연은 “지난 10여년 동안 섰던 무대를 압도할 만큼 감동적이었다. 연잎 위에서 노래를 하니 마치 심청이로 환생한 것 같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가수도 관람객도 모두 만족한 최고의 콘서트였다.
김성환과 김정연이 노래 배틀을 펼치는 동안 남미륵사 주지인 법흥 스님이 목탁 추임새를 넣어 더욱 신명 났고, 이 진기한 풍경을 담기 위해 몰린 사진작가들의 카메라 셔터가 불을 뿜었다.
강진 남미륵사는 1980년에 창건된 사찰로 지난 40여년 동안 법흥 주지스님이 중창을 거듭하고 경관을 다듬었다. 강진군의 명소로 입소문이 나 연간 2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다. 전체 면적이 83ha에 달하는 남미륵사는 사계절 내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세계 각국의 연꽃이 자라는 연 방죽이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고, 봄이면 천만그루가 넘는 철쭉이 만개해 황홀하기가 이를데 없다. 또 36미터 높이의 동양 최대 청동아미타불 좌상은 이미 강진군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입장료도 주차료도 받지 않아 더욱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남미륵사는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보시의 사찰’로도 유명하다. 김장철이면 배추 5만 포기를 담는다는 법흥 주지스님의 말에 입이 떡 벌어진다.
또 매주 토요일이면 지역 어린이들을 초대해서 빅토리아 연잎에 오를 수 있는 ‘연화보좌 체험행사’를 개최한다. 지름 2미터가 넘는 빅토리아 연잎엔 커다란 공기 주머니가 달려 있어 엄청난 부력을 자랑한다. 가시가 많아 다칠 것을 우려해 안전 방석을 장착해 놓은 것 말고는 모든 것이 자연 그대로다.
법흥 스님도 연잎 위에 가부좌를 틀고 바람에 떠다니면서 법문을 펼친다. 그야말로 쉽게 만나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세계불교 미륵대종 총본산인 전통사찰 ‘남미륵사’는 국도 2호선 가까이 자리잡고 있다. 강진읍에서 장흥방면으로 탐진강을 거슬러 가다보면 높이 36m 아시아 최대 황동(黃銅) 아미타불이 멀리서도 눈에 잡힌다.
김정연, 김성환의 ‘연잎 공연’으로 더욱 유명해진 ‘남미륵사’가 또 다시 유명세를 타며 관광객의 이목을 끌 전망이다.
[사진 제공 = 한국 축제문화진흥협회]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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