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10년만에 쇼뮤지컬, 안 울 줄 알았는데.."
쇼뮤지컬은 말 그대로 쇼와 뮤지컬을 함께 보여준다.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그 안에서 이야기를 펼친다. 배우 유준상이 출연하는 뮤지컬 '바넘:위대한 쇼맨' 역시 쇼뮤지컬로 분류된다. 극중 주인공 바넘이 쇼맨이었던 만큼 무대 역시 쇼뮤지컬을 추구한다.
뮤지컬 '바넘 : 위대한 쇼맨'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휴 잭맨 주연의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 원작으로 서커스를 지상 최대의 엔터테인먼트로 만들어 낸 PT. 바넘의 생애를 기반으로 하여 만들어 진 작품.
극중 유준상은 대중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쇼맨을 자신의 생업으로 삼은 남자이자 흥행의 천재로 불리는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 역을 맡았다.
그간의 작품에서 유준상은 눈물을 보이기로 유명했다. 풍부한 감정선 때문이기도 했고, 인물의 일생, 작품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몰입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펑펑 흘렸다.
그러나 '바넘:위대한 쇼맨'은 다를 거라 생각했다. 쇼뮤지컬이기 때문에 좀 더 밝은 부분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고, 이는 그의 눈물샘을 자극하지 않을 거라 판단했다.
하지만 역시나 유준상은 무대 위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 인물을 그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인생이 담겨져 있는데 나와 겹치는 부분이 생기면서 눈물이 나더라"고 고백했다.
"10년만에 쇼뮤지컬을 하게 됐는데 쇼뮤지컬이니까 '이번엔 진짜 안 울겠다. 울 요소들이 없겠지'라고 생각했어요. 처음에 대본 봤을 때도 슬프지 않았고요. 근데 어느 한 순간 펑펑 울게 되더라고요. 몰입을 하는 순간이 딱 되니까 내가 살아온 인생과 겹치면서 감동도 있고, 살아온 인생을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는 묘한 지점들이 있더라고요."
유준상의 눈물샘은 결국 몰입으로 인해 터지게 됐다. 억지로 흘리는 눈물이 아니다. 그저 바넘의 일생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눈물이 난다.
"인생이 담겨져 있어요. 바넘 한명이 아니라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아, 나한테도 이런 순간이 있었지. 그래 맞아' 하고 수긍할 수 있는 부분들이요. 인생의 흐름에 집중했죠. 내가 공연을 하면서, 내가 살아오면서 그동안 무대에서 쏟았던 시간들에 자연스럽게 이입을 하고 가는 것 같아요."
이어 유준상은 "성공과 실패의 끝없는 갈림길 사이에서 끊임없이 도전했다는 것에 공감이 된다"며 "사실 나도 그동안 고비들이 있었다. 그런 과정들을 겪어 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느끼는 지점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바넘에 대한 평가들이 반반이긴 하지만 어쨌든 바넘이 여러가지 문제, 이슈들이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절대 미화할 생각은 없어요. 제 대사에도 '난 사기꾼'이라고 얘기하고 마지막에도 '난 사기꾼입니다'라고 얘기해요."
유준상은 바넘의 엔터테인먼트, 쇼비지니스를 처음 만든 업적에 집중했다. 150년간 공연을 이어왔다는 것 자체가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이에 초점을 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그는 "자서전을 읽어보고 처음에는 고민했지만 대본을 보고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출연을 결정했다"며 "대본이 재미 없으면 안 하려고 했는데 정말 재밌어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각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끝까지 각색을 기다렸던 거고요. 한국 초연이고 재창작이다 보니까 해야 될 게 많았죠. 그래서 정말 연습을 많이 했어요. 보통 뮤지컬의 두세배의 대사 양이고, 1막에는 거의 퇴장이 없어서 더 많은 연습을 해야 했죠."
어렵게 결정한 만큼 작품에 대한 책임감 및 애정도 남다르다. 즐겁게 할 수 있다는 확신도 있다.
"이미 영화가 화려하게 나왔고, 미화됐다는 것에 대한 후폭풍도 있는데 이런 것들을 다 견뎌낼 수 있는 것들이 뭐가 있을까 생각했어요. 결국 좋은 이야기로 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더 힘들게 기다렸어요."
뮤지컬 '바넘:위대한 쇼맨'. 공연시간 160분. 10월 28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MD인터뷰②]에 계속
[배우 유준상.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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