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의 미소' 손흥민 "오늘 금메달은 국민의 금메달"(일문일답)

[마이데일리 = 인도네시아 보고르 이후광 기자] 손흥민(토트넘)의 꿈이 이뤄졌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이하 한국시각)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연장 끝에 2-1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대회 2연패와 함께 역대 아시안게임 최다 우승국(5회)으로 올라섰다.

손흥민은 이날도 연장까지 120분을 소화하며 캡틴의 역할을 다했다. 체력이 모두 소진된 상황에서도 연장에서 이승우와 황희찬의 골을 모두 도우며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손흥민은 경기 후 “오늘(1일)의 금메달은 국민의 금메달”이라고 말하며 늦은 시간까지 응원을 보내준 국민들에게 공을 돌렸다.

다음은 손흥민과의 일문일답.

-금메달을 마침내 땄다. 소감은.

“국민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지금은 그냥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냥 힘들다. 힘든 게 몰려오고 있다. 선수들은 더 힘들겠지만 나는 다른 선수들보다 나이가 많아서 더 힘들다(웃음).”

-경기 종료 직후에 든 생각은.

“그냥 선수들밖에 안 보였다. 코칭스태프한테 너무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 다음에 태극기와 많은 국민들이 보였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도 고마웠고 감사했다.”

-이승우의 선제골을 도왔는데.

“드리블해서 지나갔는데 승우가 ‘나와. 나와’라고 말해서 빨리 비켜줬다. 승우가 더 좋은 자리에 있었고 마무리할 수 있었던 위치였다. 승우가 마무리 잘해줘서 고맙다.”

-연장에 앞서 선수들에게 전한 메시지는.

“선수들에게 포기하지 말고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생각하자고 했다. 감독님도 이런 말씀을 많이 하셨다.”

-이번 대회는 캡틴 손흥민의 존재가 빛났다.

“진짜 부족했는데 어린 선수들이 정말 많은 도움을 줬다. 잔소리도 진짜 많이 하고 나쁜 소리도 많이 했는데 선수들이 부정적으로 안 받아들이고 각자가 해야 하는 거라고 받아들여서 금메달을 땄다. 같이 한마음이 돼서 좋은 결과 나왔다.”

-이번 대표팀은 어떤 팀이었나.

“축구 잘하는 인성 좋은 팀이다. 다들 축구를 너무 잘하고 착하고 축구에 대한 열망도 크다. 그런 게 커서 우리가 금메달을 땄다. 목표 의식이 확실했다.”

-이번 대회 언제가 위기였나.

“말레이시아전 이후가 위기였다. 분위기가 침체됐었는데 그걸 다시 올리는데 있어서 나도 많이 노력했다. 그런 분위기를 꺾고 올라와 진짜 고맙게 생각한다.”

-감독님에게 한마디 한다면.

“부족한 사람을 와일드카드로 뽑아주시고, 좋은 멤버, 좋은 전략, 좋은 선물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손흥민에게 마지막 연장 30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30분이다. 골도 넣고 골도 먹고 찬스도 있었다. 축구를 하면서 축구는 짧은 시간에도 많은 게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우리에게 그런 행운이 와서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많은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았다. 유럽 진출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올 것 같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도 많고다. 선수들이 빨리 유럽에 나가서 시도했으면 좋겠다. 두려워하지 말고 부딪히는 걸 추천한다. 충분히 그런 능력과 멘탈을 갖고 있다. 경기 끝나고 금메달에 만족하지 말고 이제 한국 축구를 위해 희생하라고 했다. 선수들도 잘 이해한 것 같다.”

-오늘 눈물은 나지 않았나.

“마지막에 응원단 앞에서 인사할 때 살짝 눈물이 났다. 국민들이 각자 일처럼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신 것에 너무 감사하다. 국민들 덕분에 금메달을 땄다. 우리가 메달을 걸고 있지만 이건 내 금메달이 아닌 국민들의 금메달이다.”

-금메달을 깨물었는데 맛이 어땠는가.

“그냥 딱딱하기만 하다(웃음).”

-끝으로 손흥민에게 금메달이란.

“국민의 것이다.”

[손흥민. 사진 = 인도네시아 보고르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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