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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마린보이’ 박태환이 불참한 가운데에도 금메달이 나왔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한국 수영의 세대교체에 청신호를 밝힌 대회였던 셈이다.
한국 수영 대표팀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4개 등 총 6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분명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한국은 2000년대에 이어 여전히 간판스타로 꼽히는 박태환이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박태환은 대회 개막을 약 2개월 앞둔 6월말 이와 같은 의사를 밝혔다. “최근 운동을 통해 내가 좋은 기록을 남길만한 컨디션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했다. 다른 선수에게 빨리 기회가 주어져야 할 필요가 있어 일찍 의사를 밝히기로 했다. 은퇴는 아니다”라는 게 당시 박태환의 입장이었다.
한국은 비록 박태환이 불참했지만, 수영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김서영(경북도청)이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선에서 2분08초34를 기록, 금메달을 따낸 것.
단순한 메달 색깔 이상을 뛰어넘는 성과였다. 김서영이 기록한 2분08초34는 아시안게임 신기록이었으며, 한국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정다래(여자 평영 200m) 이후 8년만이었다. 개인혼영 금메달은 1982 뉴델리아시안게임 이후 무려 36년만이었다.
2011년 국제수영연맹 경영월드컵에서 국가대표로 첫 선을 보인 김서영은 이후 2012 런던올림픽, 2014 인천아시안게임, 2016 리우올림픽 등 굵직굵직한 무대에 연달아 출전했으나 메달권 진입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하지만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을 통해 자신감과 더불어 경기운영에 대한 노하우까지 쌓아 2020 도쿄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아깝게 메달 획득에 실패한 부문도 있었다. 한국은 여자 혼영 4X100m 결선에 출전한 임다솔(아산시청)-김혜진(전북체육회)-안세현(SK텔레콤)-고미소(전북체육회)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남겼지만, 경기종료 후 부정출발에 의한 실격이 선언돼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비록 동메달은 눈앞에서 놓쳤지만, 아시아무대에서의 경쟁력만큼은 확인할 수 있는 일전이었다.
만 17세의 유망주 이호준(영훈고)의 성장 가능성을 봤다는 점도 수영계가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수확이었다. 이호준은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8초28초를 기록,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은~동메달을 획득한 일본의 이하라 나이토(3분47초14), 하기노 고스케(3분47초20)와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 기록이었다.
이호준은 남자 계영 4X200m 결선에도 출전, 기량을 뽐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이호준은 레이스를 시작한 후 매서운 속도로 상위권과의 격차를 좁혀 눈길을 사로잡았다. 비록 한국은 초반 벌어진 격차가 컸던 탓에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지만, 이호준이 마지막 주자로 펼친 레이스는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박태환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후 “나는 아쉬움 속에 대회를 마쳤지만, 후배들은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들이 한국 수영의 발전을 이끌어줄 것이라 믿는다”라며 기대감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함께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선수가 안세현(SK텔레콤), 김서영이었다. 당시 접영 200m 한국 신기록을 세웠던 안세현은 이번 대회서 총 2개의 동메달(여자 개인, 혼성 팀)을 따내는 등 변함없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세계선수권대회 결선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던 김서영은 아시안게임 신기록으로 한을 풀었다.
박태환의 기대대로,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은 그의 뒤를 잇는 후배들이 한국 수영의 세대교체에 대한 희망을 보여준 대회로 회자되지 않을까.
[김서영(상), 이호준(하). 사진 = 마이데일리DB, AFPBBNEWS]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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