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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엔트리를 보는데 제가 부담이 될 정도더라고요. 이전에는 구멍이 숭숭 뚫려있었는데…(웃음).” 한용덕 감독이 너스레를 떨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짜임새 있는 전력을 구축한 한화가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화 이글스는 6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9-2 완승을 따냈다.
한화는 지난 5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11-5로 승, 휴식기 이후 2경기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재도약을 알렸다. 선발투수 김재영이 다소 흔들려 중반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송광민의 만루홈런이 나오며 단숨에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한용덕 감독 체제 아래 2위 싸움을 해왔던 한화는 지난 7월 21일 3위로 내려앉은 이후 좀처럼 2위로 다시 올라가지 못했다. 김태균, 송광민 등 주축타자들이 공백기를 가졌던 데다 제라드 호잉도 강행군을 이어와 꾸준함이라는 측면에서는 시즌 초반에 비해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3위를 유지하며 맞이한 아시안게임 휴식기. 한용덕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말 그대로 ‘휴식기’를 가졌다. “선수들이 지친 상태였던 만큼, 아시안게임 휴식기 때는 말 그대로 휴식을 많이 줬다. 선수층이 두껍지 않아 7~8월에 어려울 것으로 봤는데, 여실히 경기력으로 드러났다. 그래서 훈련보단 보충의 시간을 보냈다. 연습경기도 많이 안 했다.” 한용덕 감독의 말이다.
단순히 재충전의 시간만 가졌던 것은 아니다. 한화는 휴식기 직전 김태균이 복귀전을 치른데 이어 송광민, 양성우도 휴식기 이후 엔트리에 합류했다. 마침내 완전체 타선을 구축한 것이다. 한용덕 감독은 KT와의 경기에 앞서 “상대도 우리 팀을 보며 압박감을 느낄 것이다. 엔트리를 보는데 나도 부담이 될 정도다. 이전에는 숭숭 뚫려있었는데…(웃음)”라고 말했다.
한용덕 감독이 자신감을 가질만했다. 한화는 KT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1~2회초에 총 2득점하며 기선을 제압했고, 4회초에는 송광민이 1사 만루서 싹쓸이 2루타를 터뜨렸다. 데이비드 헤일의 구위를 감안하면, 한화는 사실상 일찌감치 3연승을 예약한 셈이었다.
한화는 이날 제라드 호잉이 2008년 덕 클락 이후 한화 소속으로 10년만의 20-20을 달성했다. 또한 선발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 하주석을 제외한 모든 타자들이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날 나온 23안타는 한화의 올 시즌 1경기 최다안타 기록이다.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제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한화는 이날 SK가 롯데에게 패, 47일 만에 2위 자리에 복귀했다. SK와의 2위 경쟁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핀 셈이다.
한용덕 감독은 “잡을 수 있는 경기는 최선을 다해 잡도록 할 생각이다. 어제(5일 롯데전, 김재영) 국내 선발투수가 ‘첫 번째로 던지는 투수’의 의미인 경기도 종종 나올 것”이라며 잔여경기서 총력전을 선언했다. 11년만의 가을야구에 한 걸음씩 내딛고 있는 한화가 내친 김에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까지 따낼지 지켜볼 일이다.
[한화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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