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유)희관이는 잘 돼가고 있다고 본다. (장)원준이는 계속 중간에서 던지게 할 것이다."
2년만의 페넌트레이스 정상탈환을 눈 앞에 둔 두산. 딱 하나 아쉬운 게 유희관과 장원준의 동반침체다. 두 사람은 김태형 감독 부임 후 두산 마운드 핵심 역할을 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무려 85승(유희관 44승-장원준 41승)을 김 감독에게 선물했다.
그랬던 장원준과 유희관이 올 시즌 초반부터 부진했다. 여러 원인이 거론됐다. 지난 몇 년간 많이 던진 후유증, 그만큼 타자들에게 분석이 된 부분이 대표적이다. 실제 두 사람은 지난 3년간 정규시즌부터 한국시리즈까지 많은 공을 던졌다. 장원준은 대표팀 일정도 꼬박꼬박 소화했다.
김 감독은 두 사람을 1군에서 잠시 제외하기도 했고, 불펜으로 보내기도 했다. 그러다 다시 선발로 써보기도 했다. 어떻게든 회복시키려고 했다. 아무래도 선발투수의 중요성이 큰 포스트시즌, 특히 4승이 필요한 한국시리즈서는 장원준과 유희관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일단 유희관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터닝포인트가 됐다. 9월 3경기서 3승 평균자책점 3.06. 패스트볼 구속은 130km대에 그치더라도 다양한 변화구와 날카로운 제구로 6이닝 내외를 꾸준히 소화하는 예전의 모습이 조금씩 보인다.
김태형 감독은 18일 고척 넥센전을 앞두고 "희관이도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공이 제대로 나가지 않는다. 공을 손 끝으로 때리는 것과 팔로 슬쩍 미는 건 다르다"라고 말했다. 현장에선 투수가 공을 손 끝으로 확실히 채서 던지는 것과 팔로 밀어서 던지는 건 차이가 크다고 본다.
유희관은 기본적으로 공 스피드가 느리다. 그래도 좋은 밸런스로 힘을 실어 던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 구위에 차이가 있다는 게 김 감독 설명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유희관의 투구는 때리는 맛이 살아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 하나. 김 감독은 "운동방법을 코치들과 얘기를 해서 바꾼 것 같다. 루틴에 변화를 줬다. 잘 돼가고 있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평균자책점은 6.62지만, 어느덧 9승을 따냈다. 6년 연속 10승이 눈 앞이다. 9월에는 3경기 3승 평균자책점 3.06.
반면 장원준은 여전히 고전 중이다. 불펜으로 돌아섰지만, 적응이 완전하지 않다. 7월 24일 SK전을 시작으로, 9월에는 꾸준히 구원 등판하고 있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에는 그냥 이렇게 쓸 것이다"라고 못박았다.
3승6패2홀드 평균자책점 10.06. 9월 시작과 함께 4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18일 고척 넥센전서 1이닝 2피안타 2실점으로 주춤했다. 본래 강속구보다는 날카로운 제구를 바탕으로 영리한 경기운영능력이 돋보인다. 그러나 올 시즌 장원준은 자신의 장점을 완전히 잃었다.
김 감독은 "원준이는 1회부터 잘 막아야 한다는 선발투수의 부담감을 안고 있었다. 중간에서 짧게 던지면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남은 정규시즌에 선발로 쓸 생각은 없다"라고 말했다.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기술적 측면에서의 업그레이드를 유도하는 과정이다.
두산 선발진은 조쉬 린드블럼, 세스 후랭코프, 이용찬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1~3선발이 있다. 9일 인천 SK전서 타구에 정강이를 강타 당한 린드블럼은 곧 복귀한다. 최근에는 이영하까지 분전하고 있다.
그러나 선발투수 역할이 매우 중요한 포스트시즌, 특히 4승이 필요한 한국시리즈에선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김 감독으로선 경험이 풍부한 장원준과 유희관의 완전한 부활이 간절하다. 현 시점에선 결말을 알 수 없다. 어느 시점에선 김 감독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유희관(위), 장원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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