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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배우 홍여진이 자신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털어놨다.
11일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마이웨이'에서는 홍여진의 인생이야기가 소개됐다.
1979년 미스코리아 선(善)으로 얼굴을 알린 뒤, 30년 간 연기인생을 걸어온 홍여진. 사람들은 그의 삶에 화려함이 가득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홍여진의 인생사에는 누구보다 곡절이 많았다.
홍여진은 "흔히 사람들은 내가 미스코리아 출신이니까 젊은 시절은 잘 나갔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대학에 들어가고 몇 개월 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돈을 벌려고 대학을 나와서 스무살부터 10년 정도 보험을 팔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다보니 빨리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싶었다. 무작정 결혼을 했는데 인간성을 떠나서 전 남편은 결혼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더라. 당시 살던 미국은 신용이 제일 중요한 나라다. 나는 신용이 최고였는데, 어느 날 보니 남편이 내 이름으로 대출을 받아놨더라. 빚이 많았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홍여진은 "마침 한국에서 에로영화의 붐이 일 때였다. 나에게도 베드신이 있는 영화의 캐스팅 제안이 들어왔다. 다른 작품보다 출연료가 2배더라. 나는 결혼을 했으니 당연히 출연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전 남편이 날 불러서 '벗는 게 무슨 흉이냐'라고 하더라. 나는 그 말이 '그걸 찍어야 빚을 갚는다'로 들렸다. 나는 분명히 말했다. '내가 결국 이 영화를 찍게 되면 당신과는 끝'이라고. 파산 선고를 하는 한이 있어도 빚을 갚으려고 옷을 벗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남편은 계속 영화 촬영을 종용했다. 결국 영화를 찍었고, 출연료의 절반을 남편에게 보내줬다. 그리고 이혼을 결정했다"고 담담히 얘기했다.
이혼 후 홀로서기에 나선 홍여진. 그런데 또 시련이 찾아왔다. 40대의 나이에 유방암에 걸려 가슴 절제 수술을 받은 홍여진. 당시 그는 3년 간 우울증을 앓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망설임 없이 투병의 기억을 털어놓는 홍여진.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홍여진은 "한 번은 어떤 중년 아주머니가 내 손을 잡고 울더라. TV에서 내가 유방암 자가검진법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자신에게도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진료를 미루다 유방암 말기 판정을 받은 분이었다"며 "그 이후로 나는 내가 유방암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무조건 나가려고 한다. 물론 99명은 날 향해 '왜 또 저 얘길 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나는 1명이라도 내 이야기를 듣고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이야기로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면 나는 계속 할 것이다"고 소신을 말했다.
출생에 얽힌 이야기도 꺼내놨다. 홍여진은 "나에게는 두 명의 언니가 있다. 그런데 언니와는 아버지가 다르다"며 "어머니가 전쟁 당시 이북에 언니 둘을 두고 내려오셨다. 이산가족이 된 것이었다. 이북에서 어머니는 유부녀였다. 그런데 내려와서 내 아버지를 만나서 나를 낳은 것이었다. 하지만 호적 정리가 안되어있으니 정식으로 결혼을 하진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당연히 남자 쪽 집안에서는 반대를 하지 않았겠냐? 어린 시절에는 나를 아버지 쪽에 보내지 않은 어머니를 원망했다. 그런데 크고 나니 알겠다. 이북에 두 딸을 두고 온 어머니가 어떻게 나까지 보냈겠냐"고 덧붙였다.
방송 말미 홍여진은 새 집을 준비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홍여진은 "평생 북한에 두고 온 두 딸을 그리워하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대신해, 언젠가 만날 언니들과 함께 살 집을 마련했다"고 자신의 꿈을 밝혔다.
[사진 =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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