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앵란 "故 신성일, 참 고맙고 미안하다고…저승서 재미있게 살길"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수고했고 고맙고 미안하다."

엄앵란은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진 빈소에서 취재진들에게 남편이자 배우인 故 신성일을 떠나 보내는 심경과 더불어 고인의 마지막 말을 전했다.

고인은 차녀 수화 씨를 통해 엄앵란에 "'참 수고했고 고맙고 미안했다고 해라"라는 말을 남겼다.

엄앵란은 이 같은 말을 남기고 먼저 떠난 남편에게 "저승에 가서도 못살게 구는 여자 만나지 말고 그저 순두부 같은 여자 만나서 재미있게 손잡고 구름 타고 그렇게 슬슬 전 세계 놀러 다니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엄앵란은 고인의 생전 모습을 돌아보며 "까무러쳐서 넘어가는 순간에도 영화만 생각했고, 죽어가면서도 영화 이야기를 했던 사람"이라고 했다.

또 故 신성일은 가정적인 남자가 아닌 사회적인 남자였다며 "일에 미쳐서 집안은 내게 맡겼고, 자기는 영화만 하러 다녔다"고 덧붙였다.

엄앵란은 "늘그막에 함께 재미있게 살려고 했는데 내 팔자가 이렇다"며 "존경할만해서 55년 간 함께 살았다"고도 말했다.

엄앵란은 마지막으로 "우리 남편이 돌아가셨는지 확인하려고 제주도에서도 전화가 왔고 어떤 남자는 울기도 했다"며 "그런 팬들의 변화를 겪고 나니까 우리의 가정사나 사생활을 완전히 포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람들 때문에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흉한 꼴 보이지 말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간 폐암 투병을 해 온 신성일은 4일 오전 2시 25분께 전남대병원에서 향년 81세 일기로 별세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영화인장(3일장)으로 거행된다. 장례위원회는 지상학 회장과 배우 안성기가 공동 위원장을 맡았다.

영결식은 6일 오전 10시에 진행하며, 오전 11시 서울추모공원으로 고인을 옮겨 화장한다. 장지는 경북 영천의 선영이다.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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