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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영주', 가해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날카로우면서 따뜻하다.
영화 '영주'(감독 차성덕 배급 CGV아트하우스)는 차성덕 감독의 감독 데뷔작이자 영화 '신과함께'로 쌍천만 배우에 등극한 배우 김향기의 만남이다. 앞서 '영주'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에 공식 초청되며 관객들의 높은 반응을 얻었다.
차성덕 감독의 입봉작인 '영주'는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10대 때 부모를 잃은 자신의 이야기를 돌이켜, 가해자는 지금 어디서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에 대한 오랫동안의 관심이 시나리오로 이어졌다. 하지만 차성덕 감독은 자신의 자전적 영화에 그치기를 바라지 않았다. 현실적인 날카로움에서 시작된 이 작품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두 인물이 만나 화해와 용서, 뜨거운 치유를 보여준다.
영화 속 영주(김향기)는 작고 나약하다. 5년 전 사고로 부모를 잃었고 재개발 빌라에 살고 있는 영주는 4살 차이의 철없는 남동생을 책임져야 하는 집안의 가장이 됐다. 유일하게 남은 혈육인 고모는 "난 너희들에게 이제 남은 정나미도 없다"라며 등을 돌렸고 차가운 세상에서 영주는 점점 어른이 되어간다.
어른들의 세상은 녹록지 않았다. 남동생이 소년원에 가는 것을 막기 위해 300만원의 합의금이 필요했던 영주는 대출을 받으려 하지만 그마저도 사기를 당하고, 막다른 곳에서 남은 길은 단 하나였다. 그는 5년 전 자신들의 부모를 죽게 했던 가해자 상문(유재명)에게 접근해 돈을 훔치기 위해 만난다.
시장에서 직접 만든 손두부와 만두를 파는 상문과 그의 아내 향숙(김호정)는 지극히 열심히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두 사람의 유일한 아들은 불편한 몸으로 누워있을 뿐이었고, 이 가족은 과거의 트라우마와 풀리지 않는 현재에 행복보다는 그저 삶을 버티고 있었다.
영주는 그런 이들에게 미움과 복수를 넘어서, 연민과 용서의 감정으로 변화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동생에게 "좋은 사람들이야"라고 말하고, 오히려 자신들만 남겨놓고 세상을 떠난 부모님을 원망한다. 팍팍한 삶 속에 서로가 서로에게 빛이 된 영주와 상문·향숙의 관계는 아슬아슬하면서도 날카롭고, 따뜻하면서도 슬프다.
극의 말미에 영주가 다리 위에서 오열을 하고, 쓸쓸한 뒷모습으로 발을 한 걸음, 한 걸음 떼는 모습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어딘가에 있을 영주는 그들을 용서했을까. 행복할까.
한편 '영주'는 오는 22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 CGV아트하우스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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