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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오재일-오재원이 살아나야 한다.
두산은 지난 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가까스로 시리즈 원점을 만들었다. 선발투수 조쉬 린드블럼의 7이닝 10탈삼진 1실점 역투와 함께 0-1로 뒤진 8회초 정수빈이 극적인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마무리 함덕주는 8회부터 올라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경기를 끝냈다. 이제 시리즈는 다시 2승 2패 원점이다.
그러나 승리에도 하위 타선의 부진은 여전히 고민거리로 남았다. 좀처럼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오재일-오재원의 침묵이 뼈아프다. 오재일은 4경기 타율 .077(13타수 1안타) 6삼진, 오재원은 타율 .214(14타수 3안타) 7삼진에 각각 머물러있다. 이들의 부진으로 두산 하위 타선은 사실상 쉬어가는 타선이 돼버렸다. 전날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래도 감을 웬만큼 찾은 반면 오재일은 2타수 무안타 2삼진, 오재원은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물러났다.
특히 5회말은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김태형 감독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좀처럼 선수 기용에 변화를 주지 않는 김 감독이지만 전날 오재일이 첫 두 타석에서 맥없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자 5회말 시작과 함께 1루수를 곧바로 류지혁으로 교체했다.
2승 2패서 5차전이 갖는 무게감은 남다르다. 이전까지는 어떠한 결과에도 다음 경기를 기약할 수 있었지만 이젠 1승으로 희비가 갈릴 수 있다. 5차전을 가져가는 팀이 사실상 우승에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다. 두산이 내야진에 변화를 고려할 수도 있는 이유다. 믿음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기가 왔다.
그러나 두산 내야 엔트리서 이들을 대신할 선수는 많지 않다. 주전을 제외하고 황경태, 이병휘, 류지혁 등이 남는데 황경태, 이병휘는 선발로 나서기엔 무게감이 떨어진다. 다른 내야 자원 최주환이 있지만 김 감독은 이미 “최주환을 지명타자로만 쓰겠다”라고 못 박은 바 있다. 변화가 있다면 류지혁이 선발 1루수나 2루수를 맡을 수 있는데 주장 오재원을 제외하는 게 쉽진 않은 일이다.
다행히 오재일과 오재원은 이날 만나는 박종훈과 같은 언더핸드 유형 투수에 상당히 강했다. 오재원은 정규시즌서 타율 .370(54타수 20안타) 2홈런, 오재일은 .304(46타수 14안타) 5홈런을 남겼다. 오재원 같은 경우 1차전에서 박종훈 상대 1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했던 터.
일단 김 감독의 오재일-재원을 향한 향한 신뢰는 아직까지 굳건하다. 전날 경기 후 “그래도 타순 변화를 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오재일의 경우 벤치에서 편하게 보라는 마음에서 류지혁을 넣었다”라고 말했다.
오재일, 오재원 역시 김 감독 부임과 함께 두산 왕조를 구축한 주역들이다. 결국은 이들이 스스로 반등의 계기를 찾고 최대 남은 3경기서 제 몫을 해주는 방법밖에 없다. 5차전에선 침묵을 깨고 다시 호쾌한 스윙을 선보일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오재일(첫 번째)-오재원(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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