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가 강조하는 건 수비다."
20일 KGC전을 앞둔 KCC 라커룸. 최승태 코치가 화이트보드에 KGC 개개인의 공격특성을 간략히 적어놓은 게 눈에 들어왔다. 이를테면 그날 부상으로 KGC서 퇴단한 랜디 컬페퍼의 경우 '크로스오버 드리블 후 던지는 슈팅을 막아야 한다. 바짝 붙어 수비해야 한다'였다. (23일 오리온전도 마찬가지였다. 데뷔전을 치른 새 외국선수 제이슨 시거스의 특성까지 미리 파악했다)
KCC는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대행 체제로 2연승 후 2연패를 당했다. 선수 로테이션이 확 달라졌다. 물론 최근 유현준, 송교창, 송창용 등이 다치면서 로테이션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그먼 감독대행은 "아직 내 농구를 다 보여주지 않았다. 특히 내가 강조하는 건 수비"라고 말했다. 현역 시절에도 NBA를 대표하는 수비수였다.
KCC는 호화라인업을 자랑한다. 그러나 수비응집력이 떨어지는 선수들도 있다. 전통적으로 수비력이 돋보이는 컬러는 아니다. 그래도 김민구, 김국찬, 최승욱, 신명호, 정희재, 박세진 등 수준급 백업자원이 많다. 이들의 활용폭을 넓히면서 수비응집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이다.
오그먼 감독대행은 화이트보드에 적힌 내용을 두고 "앞으로 경기 전마다 최승태 코치가 상대 팀 개개인의 특성을 이렇게 적어놓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보다 좀 더 디테일하게 적어놓겠다. 개개인이 누구에게 어느 정도의 점수를 줬는지도 넣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화이트보드에 적힌 건 일종의 서머리다. 물론 다른 팀들도 다 그렇게 한다.(취재진과 라커룸 미팅을 할 때는 전력노출을 고려, 지우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의미는 있다. 상대선수의 특성을 머릿속에 확실히 넣어두고 수비하라는 뜻. 의식의 강화다. 오그먼 감독대행은 "수비 디테일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이다. 말 한 마디보다 보드판에 적어놓으면 선수들이 쉽게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KGC전을 시작으로 매 경기 후 선수들과 '디펜스 리뷰'를 가졌다. 경기 후 미팅을 할 때 화이트보드에 적힌대로 수비를 했는지에 대해 오그먼 대행이 평가를 내리고,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며, 수정 및 보완하는 시간이다.
나아가 오그먼 감독대행은 "일단 선수들에게 어떻게 수비를 했는지 물어볼 것이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선수에게 다음경기에 매치업할 수 있는 선수를 어떻게 막을 것인지 질문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수비에 대한 의식과 응집력을 끌어올리면서, 이번 국가대표 A매치 휴식기에 디테일 향상까지 꾀한다는 방침이다.
리뷰에서 그치면 안 된다. 실질적으로 수비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디테일한 준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오그먼 감독대행은 KGC 오세근을 잘 막은 정희재를 두고 "수비 자체는 잘 됐다. 힘과 기술이 좋은 오세근이 공을 잡지 못하도록 앞선에서 손질을 하고, 매치업이 되면 드리블을 제대로 치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겟백(더블 팀에 들어간 이후 다시 자신의 공격수를 찾아가는 것)은 제대로 되지 않았다(이 부분에 의해 외곽포를 많이 맞은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오리온전의 경우 특유의 스페이스 게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결국 실전을 거치며 기본적인 부분부터 향상됐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경기 후 특별한 디펜스 리뷰. 수비 의식부터 끌어올리는 게 우선이다. 이정현은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을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게 생각한다. 최승태 코치님은 열정이 대단한 분이다. 오그먼 감독대행님은 외국인이라 오픈마인드다. 권위의식 없이 대화를 충분히 하려고 한다. 디테일하다"라고 말했다.
오그먼 감독대행은 디펜스 리뷰에 대해 "앞으로 라운드를 거치면서 좀 더 디테일하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그먼 감독대행.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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